◇ “종잣돈을 모아라”
열심히 돈을 모으겠다는 열정! 그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왜?’, 그리고 ‘어디에?’라는 목표가 필요하다. 목표없이 종잣돈을 모은다면 재테크에 대한 조바심만 앞서거나 예정에 없던 지출로 돈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
투자로 돈을 불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결혼 자금으로 모은 2000만 원을 중국펀드에 투자했다가 400만 원이 된 경우도 있고 예금이자보다 높다는 말만 듣고 회사채에 돈을 넣었다가 회사가 부도 나 원금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로 국내 우량주식을 투자했다가 해외 경제 불안에 주가가 폭락해 피 같은 돈을 날리기도 한다.
매월 고정수입이 생기기 시작한 신입사원에게는 ‘불리기’보다 ‘지키기’가 우선이다. 종잣돈을 꿈꾸며 투자부터 돌입하겠다는 둥실둥실 부푼 생각은 잠시 접어라. 그리고 기간과 목표를 정해 매달 저축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라. 예컨대 5년내 결혼자금을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1년짜리 적금을 붓는다. 한 달 한 달 차곡차곡 모으면 어느새 1년 뒤 목돈이돼 있을 것이다. 만기가 된 통장은 고스란히 정기예금으로 옮겨 타라. 신입사원은 종잣돈 투자보다 착실한 적금이 우선시 돼야 한다. 다만 못 다한 공부나 자기계발 등 5년 이상의 중장기 목표가 있다면 매달 적립식펀드로 투자를 하는 정도는 괜찮다.
◇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직장이 그리 멀지 않은 데도 독립한다는 명목으로 부모님 집을 나와 회사 가까운 곳에 비싼 월세를 얻었다면, 매달 월세를 감당하는 것도 기회비용이다. 이자가 연 7%의 1000만 원 짜리 마이너스 대출을 쓰면 한 달 이자로 6만 원이 나가지만 그 만큼을 저축하지 못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두 개 갖고 다니며 매달 10여만 원을 쓰지만 정작 꼭 필요한 몇 만 원의 ‘의료실비보험’을 준비하지 못해 병원비가 크게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기회비용은 우선순위가 아닌 것에 돈을 쓰게 해 정작 돈을 꼭 써야 할 일이 생길 때는 쓸 돈이 없게 만든다.
목적이 불분명한 채 회사 일을 접고 긴 시간 떠나는 어학연수 등도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 때론 삶의 휴식과 값진 경험이 중요하지만 어학연수 자체가 실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기도 한다. 시간이나 에너지나 돈은 쓸 수 있는 게 정해져 있으니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 `연인·친구·친척` 등으로부터 돈을 지켜야
처지가 어려운 친구가 금전적인 요청을 하거나 보증을 서 달라고 할 때가 있다. 친구와의 우정을 위해 보증 채무를 섰다가 신용등급이 하락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생긴다. 신용등급 하락은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다. 결혼을 앞두고 전세대출을 받지 못하는 현실적인 장벽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선한 마음으로 결정했던 일이 좋지 않은 결과로 오히려 관계를 해치기도 한다.
친척이나 지인이 어떤 상품이나 보험 등을 권유할 때 정에 이끌려 계획없이 무작정 들어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정작 필요한때 도움이 되지 않거나 지인이라 강하게 대응하지도 못하고, 무분별한 월 고정 지출로 저축이 힘들어지기도 해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형제나 가족의 무절제한 소비를 놔둔 채 카드값만 갚아 주다가 재무적으로 곤경에 빠지기도 한다. 내 돈을 지혜롭게 지켜야 대인 관계도 함께 지킬 수 있다.
돈걱정없는 신혼부부 저자 fxpark@tmvadvisors.com
정리= 문영재기자 jtopi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