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중국에 울다 웃다`..다우 0.2%↑.

미중 무역마찰 악재로 약세로 출발
중국투자공사의 美 기업 투자소식에 투심 살아나
스트린트 넥스텔 M&A 소식도 경기회복 시그널로 해석
  • 등록 2009-09-15 오전 6:28:48

    수정 2009-09-15 오전 7:15:17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14일(현지시간) 하락 하루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오전중 약세로 밀리자 반발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중국투자공사(CIC)가 美 발전회사인 AES에 출자를 검토중이라는 호재가 美中간에 불거진 무역마찰 악재를 크게 상쇄했다.  기업체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도 경기회복 시그널로 해석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21.39포인트(0.22%) 상승한 9626.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88포인트(0.52%) 오른 2091.78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6.61포인트(0.63%) 상승한 1049.34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가격부담속에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마찰이 자칫 무역분쟁으로 불거져 경기회복세를 지연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1주년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이번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금융업종에 대해 부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은 점도 악재가 됐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장중 조정을 받자 반발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고, 오후들어 주요 지수들은 낙폭을 줄이고 강보합세로 전환했다.

특히 중국투자공사가 AES의 지분 인수를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틸리티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의 반등을 이끌었다.
 
또 도이체텔레콤이 미국의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를 검토중이라는 소식도 호재가 됐다. 최근 미 식품업체 크래프트푸드의 캐드버리 인수 시도에 이어 기업들의 잇따른 M&A 움직임이 경기회복 시그널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오전중 美 달러화 반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금속관력 상품주도 오후들어 미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약세로 전환하자 이를 호재로 인식하며 낙폭을 크게 줄이며 지수반등에 일조했다.

또 장초반 약세를 이끌었던 은행업종도 반발매수세가 유입된데 힘입어 장중 오름세로 돌아서며 지수 상승에 도움을 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리먼 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연설을 통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오바마의 발언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이날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의 블루칩 종목중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6개, 내린 종목은 14개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반등한 영향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고, 이 영향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가격과 미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미중간 무역마찰이 자칫 원유수요를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감으로 지난주말의 하락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68달러선으로 후퇴했다.

◇ 중국발 호악재에 출렁

뉴욕증시는 오전중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이 지난주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이틀만에 미국산 닭고기 제품과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등 맞대응에 나선 점이 악재가 됐다.

중국은 특히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에 반발해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 제소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자칫 무역분쟁으로 확산돼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약화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불거졌다.

그러나 중국투자공사가 미국의 발전업체인 AES의 지분 인수를 고려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났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ASE의 주가 뿐만 아니라 유틸리티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반등에 일조했다.

◇ GE·스프린트 넥스텔 급등하며 반등 분위기 만들어

또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제너럴 일렉트릭(GE)가 대규모 수주소식으로 4% 이상 급등한 점도 증시 반등에 큰 도움이 됐다.

GE는 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쿠웨이트 수전력청으로부터 26억달러 규모의 발전 플랜트를 수주했다.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이 피인수 기대감으로 10%대의 급등세를 기록했다. 도이체텔레콤이 스프린트 넥스텔을 인수하기 위해 도이체방크를 자문사로 선정했다는 언론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

의료서비스업체인 테닛 헬스케어는 실적재료로 급등세로 마감했다. 이 회사는 1분기(6~8월) 이익이 예상보다 강했다며 올 연간 이익전망치를 당초보다 상향조정했다.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은 씨티그룹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데 힘입어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씨티그룹은 증자와 채무조정으로 이 회사의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료생산업체인 포타쉬는 씨티그룹이 가을철 비료수요가 기대치에 미흡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 노벨상 스티글리츠 교수 "은행 문제 해결 안돼"

특히 이날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금융위기 및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에도 미 은행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가 고쳐지지 않았다고 언급,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클리츠 교수는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과 다른 많은 나라에서 대마불사 은행들이 이전보다 더욱 커졌다"고 지적하고 "은행시스템 문제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보다 더욱 악화됐다"고 강조했다.

스티클리츠 교수는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미국경제는 상당기간 허약할 것이고, 경제가 성장은 하겠지만 인구증가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년의 성장률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 루비니 교수 "은행 파산 늘고 집값 더 떨어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CNBC 방송에 출연해 "소비지출 중단과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미국경제가 큰 어려움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도 세계 경제가 현재 더블딥(경제가 W자 형태로 회복하는 듯 했다가 다시 하강하는 현상) 위험에 직면해있으며, 기껏해야 저성장의 U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도 거듭 강조했다.
 
루비니 교수는 특히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매우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며 "결국에는 (소규모 지역은행을 망라해) 1000개 이상의 금융기관들이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주택가격은 내년중 추가로 12% 가량 떨어질 것"이라며 "주택소유자중 주택의 담보가치가 대출금액을 밑도는 경우가 절반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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