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강타한 ''허리케인급 스캔들''…女로비스트와 관계 파문

보수 매체선 "동기 불순" NYT 비판
''제2 게리 하트'' 파문 번질수도
  • 등록 2008-02-22 오전 7:45:16

    수정 2008-02-22 오전 7:45:16

[조선일보 제공] 민주당에서 1위를 질주하는 버락 오바마(Obama) 상원 의원과 공화당 존 매케인(McCain) 상원 의원의 대결로 미 대선구도가 굳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매케인(71)이 금발 미녀 로비스트 비키 아이스먼(Iseman·40)과 가졌다는 '부적절한' 스캔들이 폭로됐다.

그것도 미국의 대표적인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가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다. 매케인 진영에선 이 보도가 그의 대선 꿈을 좌초시킬 수 있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수준의 파괴력으로 발전될까봐 초기 강력 '진화'에 나섰다.

◆매케인과 아이스먼 사이에 무슨 일이

미국 언론들이 전하는 1999년 상황은 의혹투성이다. 당시 아이스먼이 의회 로비를 담당한 팍슨 통신사는 피츠버그 지역 방송사를 인수하기 위해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아이스먼은 상원 상무위원장이었던 매케인에게 접근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 해 매케인이 팍슨 사에 유리한 내용으로 알려진 첫 번째 편지를 FCC에 보냈을 때, 매케인은 2000년 대선 유세를 위해 팍슨 사의 회사 비행기를 4차례 이용했다. 2만 달러의 선거 자금도 받았다.

이후 아이스먼은 지나치게 자주 매케인의 사무실과 각종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 측근은 "아이스먼이 매케인과 밀접한 관계(close ties)가 있다고 주변에 떠들고 다녀서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보좌관들은 당시 매케인과 아이스먼이 '로맨틱한 관계'에 있다고 우려했다고 NYT는 전했다.

매케인의 최측근이었던 존 위버(Weaver)는 직접 "한 기차역에서 아이스먼을 만나 '꺼지라(get lost)'고 했더니, 아이스먼이 잔뜩 화가 난 채 벌떡 일어나 가 버렸다"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매케인은 1983년부터 연방 상·하원 의원으로 재직하면서 '깨끗한 정치' 만들기에 앞장서 온 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부각시켰다. 또 2002년엔 공화당 내 반발을 무릅쓰고 민주당의 러스 파인골드(Feingold) 의원과 함께 정치자금개혁법인 '매케인·파인골드'법을 만들기도 했다. 매케인이 올해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로 재기한 것도, 그의 이런 '워싱턴 개혁의 십자군' 이미지 덕분이기도 하다.

◆보수·진보 성향 매체 간 논쟁으로 발전

진보적인 NYT의 이번 보도에 대해 보수적 매체인 폭스 TV는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폭스 TV는 NYT의 '매케인 스캔들' 보도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동기가 불순하다고 비판했다. 미 텍사스주의 릭 페리(Perry) 주지사는 폭스 TV 인터뷰에서 "NYT가 소문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보도를 하고 있다. 이는 '옐로 저널리즘'으로 NYT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가(政街)는 이 스캔들이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확신하지 못한 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당장 워싱턴 포스트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USA 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일간지들이 매케인·아이스먼 관계에 대한 후속 보도에 나서 새 '증거'가 나올 수도 있다. 1987년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예비 후보였던 게리 하트(Hart) 당시 상원 의원은 패션모델 도나 라이스(Rice)와의 섹스 스캔들이 드러나면서, 대통령의 꿈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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