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미국의 대표적인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가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다. 매케인 진영에선 이 보도가 그의 대선 꿈을 좌초시킬 수 있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수준의 파괴력으로 발전될까봐 초기 강력 '진화'에 나섰다.
◆매케인과 아이스먼 사이에 무슨 일이
미국 언론들이 전하는 1999년 상황은 의혹투성이다. 당시 아이스먼이 의회 로비를 담당한 팍슨 통신사는 피츠버그 지역 방송사를 인수하기 위해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아이스먼은 상원 상무위원장이었던 매케인에게 접근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 해 매케인이 팍슨 사에 유리한 내용으로 알려진 첫 번째 편지를 FCC에 보냈을 때, 매케인은 2000년 대선 유세를 위해 팍슨 사의 회사 비행기를 4차례 이용했다. 2만 달러의 선거 자금도 받았다.
보좌관들은 당시 매케인과 아이스먼이 '로맨틱한 관계'에 있다고 우려했다고 NYT는 전했다.
매케인의 최측근이었던 존 위버(Weaver)는 직접 "한 기차역에서 아이스먼을 만나 '꺼지라(get lost)'고 했더니, 아이스먼이 잔뜩 화가 난 채 벌떡 일어나 가 버렸다"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보수·진보 성향 매체 간 논쟁으로 발전
진보적인 NYT의 이번 보도에 대해 보수적 매체인 폭스 TV는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폭스 TV는 NYT의 '매케인 스캔들' 보도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동기가 불순하다고 비판했다. 미 텍사스주의 릭 페리(Perry) 주지사는 폭스 TV 인터뷰에서 "NYT가 소문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보도를 하고 있다. 이는 '옐로 저널리즘'으로 NYT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가(政街)는 이 스캔들이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확신하지 못한 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당장 워싱턴 포스트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USA 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일간지들이 매케인·아이스먼 관계에 대한 후속 보도에 나서 새 '증거'가 나올 수도 있다. 1987년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예비 후보였던 게리 하트(Hart) 당시 상원 의원은 패션모델 도나 라이스(Rice)와의 섹스 스캔들이 드러나면서, 대통령의 꿈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