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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숙기자] '쌍끌이 부진.'
요즘 국내 극장가에서 할리우드 영화에 밀려 연일 우울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한국 영화의 부진이 해외 판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침체되는 이른바 '쌍끌이 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칸에서는 국제 영화제와 함께 영화의 수출과 수입 거래가 이루지는 필름 견본시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한국 영화들이 칸 견본시에서 판매 부진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하는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24일 칸 영화제 소식지에서 “한국 영화가 칸에서 지명도 있는 제작사들과 수준 높은 프로모션 활동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저조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지는 기사에서 이 같은 판매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한국의 큰 영화 수출 상대국 중 하나였던 일본에서의 수출 감소를 꼽았다. 버라이어티지는 "일본에서 한류 스타를 내세운 영화들이 매력을 잃어 수출이 부진한 반면, 동유럽이나 라틴 아메리카 시장 진출은 한국 영화의 제작비 상승에 비해 여전히 미약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버라이어티지는 "이러한 해외 판매 감소가 한국 내에서 영화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기덕 감독의 ‘숨’과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으로 칸에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씨네클릭 아시아의 서영주 씨는 버라이어티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해와 비슷한 수치의 판매를 했다고 해도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재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버라이어티지는 기사 말미에 "한국 영화사들이 자국 영화 시장 침체와 수출 감소에도 해외 영화를 전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이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수입 과열 현상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