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주 내년엔 "상승폭 둔화"

  • 등록 2003-12-31 오전 8:56:59

    수정 2003-12-31 오전 8:56:59

[edaily 하정민기자] 내년 미국 반도체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폭이 올해만큼 크지 않을 것이며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져 이를 충족시키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머니는 내년 반도체업황 개선에 대한 믿음은 변함이 없지만 주가도 올해처럼 급등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6.5% 상승했으며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아날로그디바이스, 자일링스, 엔비디아와 같은 업체의 주가는 배 이상 뛰었다. AMD, 브로드컴, 내셔널세미컨덕터 등도 125% 가량 올랐다. 무어스캐봇 애널리스트 패트릭 호는 "내년 반도체업계의 펀더멘털 호조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주가는 올해만큼 좋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퍼스트아메리칸테크날러지펀드 매니저 배리 랜들도 "인텔의 경우 최대한 긍정적으로 전망해도 향후 수년간 순이익 증가폭은 20~30%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 주가는 벌써 올해에만 배 넘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실적 개선에 관한 과도한 기대는 여러 곳에서 감지할 수 있다. 실제 올해 인텔의 주당순이익은 63센트 정도로 예상되고 있으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77센트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인텔의 주당 순이익은 31센트에 불과했다. 때문에 반도체 주식 투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배리 랜들은 "내년에는 반도체주보다 오히려 소프트웨어나 기술서비스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핍스서드테크날러지펀드의 서닐 레디 매니저도 "내년 반도체 주식에 투자하려면 D램 가격 하락과 같은 몇 가지 위험 요인을 감안해야한다"며 "가격 하락은 이미 올해 마이크론이나 인피니온같은 회사의 수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비수기인 내년 1~2분기에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경우 반도체기업들의 주가는 또다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퍼스트아메리칸의 랜들은 "올해와 같은 주가 호조가 내년에도 되풀이되리라는 기대는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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