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부실 우려 소식이 전해지자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뺐다. 이렇듯 뱅크런은 디지털런으로 진화했다. 예금보호한도 상향은 디지털런을 제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장치다. 외국과 비교해도 5000만원은 너무 낮다. 2023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호한도 비율은 한국이 1.2배로 미국(3.1배), 일본(2.1배)을 크게 밑돈다.
예금보호한도 상향은 부작용 최소화가 관건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4 국감 이슈 분석’에서 “은행의 보호한도는 높이되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의 보호한도는 유지하는 등 차등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차등 설정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 예금보험기금에 금융안정계정을 신설하는 방안도 같이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금안계정을 따로 두면 위기설이 도는 금융사를 사전에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다. 이는 절차가 번거로운 공적자금 조성 등 사후 대응과 대비된다. 현재 예보기금은 은행, 보험, 증권, 저축은행특별계정 등 7개 계정을 두고 있다. 보호한도 상향과 함께 금융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