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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이 일어난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상품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3배 불(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는 ICE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이 상품을 7일간 무려 4억1802만달러(5787억원) 사들였다.
또 서학개미는 엔비디아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0X 롱엔비디아 데일리(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 ETF’도 1억140만달러(1404억원) 순매수했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와 나스닥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도 각각 6564만달러(909억원), 3771만달러(522억원) 장바구니에 담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카운티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했다. 갑작스러운 피격이었지만, 사건 직후 강인한 이미지가 부각하며 11월 대선 당선 가능성이 확대했다.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은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월 대선 당선 가능성을 71%로 점칠 정도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지난 트럼프 1기의 보호주의 무역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들이 급락했다. 게다가 바이든 정부도 최근 네덜란드와 일본 등 동맹국들에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허용하면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통보했다. 가뜩이나 과열 우려가 나왔던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등이 급락했다. 실제 엔비디아의 지난주(15~19일) 하락률은 8.75%에 달했다.
“방향 잘못 타면 3배 손실…주의 필요”
하지만 수익은 곧 손실 가능성이기도 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엔비디아나 테슬라에 물린 서학개미들이 3배 레버리지 ETF를 통해 손실을 줄이려고 하는 모습”이라며 “3배 레버리지는 방향을 잘못 타면 거꾸로 3배의 손실을 보는 만큼, 투자하더라도 소액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라고 당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고배율 레버리지 ETF를 쫓는 개미들 덕분에 틈새시장이 열리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국내 2배 이상의 레버리지 ETF는 출시를 금지하고 있다. 높은 레버리지를 적용하면 기초자산 가치 변동에 따른 등락 폭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의 눈높이를 위해 일부 운용사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고배율 레버리지ETF를 한국의 ETF 편입하는 방식으로 우회 경로를 활용 중이다. ‘RISE미국30년국채액티브’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3X’를 17.84% 편입했고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역시 같은 ETF를 17.04%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