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부터는 선물받은 건기식을 팔지도 못하고 버리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부처간 조율을 거쳐 이르면 4월부터 건기식을 당근이나 중고나라와 같은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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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월부터 건기식 개인간 소규모 재판매 허용 결정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심판부는 지난달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대규모 영업이 아닌 소규모 개인간 재판매를 허용토록 건강기능식품법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권고했다. 식약처가 1분기 중 개인거래로 인정할 수 있는 거래횟수나 금액 등을 허용기준을 마련한 이후 이르면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건기식이란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 또는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 및 가공한 식품으로 △홍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루테인 등이 대표적이다. 부모님 명절 선물로 많이 구매하는 관절 영양제 등도 모두 건기식에 포함된다. 건기식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기준 6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했고, 지인들끼리 편히 주고받는 선물이 됐다.
하지만 규제심판부는 대법원 판례(영업이란 영리를 목적으로 동종의 행위를 계·반복적으로 하는 것) 등을 고려할 때 식약처가 개인간 소규모 재판매를 제한하는 것은 근거가 불명확한 규제로 판단, 개선을 권고했다. 또 건기식 대부분이 상온 보관 및 유통이 가능하고 소비기한 1~3년의 길게 설정된 점, 온라인 판매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보편화되고 특별한 복약지도가 필요없는 점 등도 개인간 소규모 재판매를 허용한 근거로 꼽았다.
실제 미국·일본·EU(유럽연합) 해외는 개인간 재판매가 모두 허용된다. 이들 국가 모두 판매업 인허가도 필요없으며, 심지어 미국은 제조업 인허가 역시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다. 건기식 구매·소비와 관련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더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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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건기식 많아지는데 횟수·금액 기준 어떻게?
규제심판부는 식약처에 유사·해외 사례 등을 고려해 거래횟수, 금액 등 세부 허용 기준을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고가 건기식이 늘어나고 종류도 다양해진 상황에서 거래 횟수 및 금액 기준에 따라 규제개선의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어 내부에서도 기준설정을 두고 상당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을 가장한 업자를 걸러내고 동시에 개인 거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특히 여러 온라인 중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개인의 거래횟수·금액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주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국조실 관계자는 “주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의 개인 거래횟수나 금액 등은 충분히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부내용을 확정 후 이르면 4월부터 시범사업으로 개인 건기식 중고거래를 허용한다. 1년 시범 운영기간을 거친 이후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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