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으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9번째 인재로 영입된 공영운 전 사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우리나라 역대 정부가 자원 확보를 위해 시도했지만 정치 쟁점화 되면서 다 사업을 없애버리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9호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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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전 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이 되면 하고 싶은 일’로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정책 마련을 꼽았다. 공 전 사장은 현대자동차에서도 공급망 관련한 대외업무를 담당했다. 현대차는 과거 2020년 코로나 사태 때 ‘와이어링 하니스’(전선뭉치)와 이후 차량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그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 갑자기 무역확장법 232조를 들고 나와서 한국자동차가 미국 통상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서 관세를 때린다고 하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며 “당시에는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고 운을 뗐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대통령이 직권으로 특정 수입품이 미국 안보를 침해하는지 조사해 수입량 제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취하는 초강력 무역 제재 조치를 하는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 법을 근거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10~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공급망 이슈의 단초가 된 일이다.
연이어 닥친 것이 미중간 무역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이다. 공 전 사장은 “공급망 확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자원, 핵심소재인데 자동차산업도 안정적인 자원과 소재 공급 확보가 미래전략을 짜는데 정말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그 당시만해도 중국에 원자재 80~90%를 의존하고 있는데 거기서 가져오면 미국에 차를 못팔게 하겠다고 하니 위기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원확보는 예전부터 계속 시도해 온 것이다. 노무현 정부때도 당시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주도로 자원 확보사업을 했고, 그 뒤에 이명박 정부 때도 자원외교를 많이 했다.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됐나. (정권이 바뀌면서) 다 정치 쟁점화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자원이란 건 리스크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다 성공할 수 없고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 5년짜리 문제가 아니었다”며 “돌이켜보면 그때 문제가 있었던 건 개선하면서 싸그리 엎으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 사업들을 긴 안목으로 살렸으면 지금 몇개라도 건져서 남아 있을 것이고 지금처럼 갑갑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그는 국회의원이 되면 공급망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공 전 사장은 “이건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고 결국 일자리, 청년들의 일할 기회 문제까지 연결된다”며 “지금이라도 자원 확보 노력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회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년짜리 정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것이다.
그는 “공급망 확보 관련 국가 기구와 제도를 만들어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끌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치권에서도 이런 필요성을 다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을 의회 차원에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