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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 폭이 확대될 동안 저신용자는 오히려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를 보호하는 한편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당국의 정책 기조가 신용점수별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12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금리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금리 평균(신규 취급액 기준)은 5.940%로 지난해 동기(5.852%) 대비 0.088%포인트(p) 올랐다.
신용점수별 금리는 신용점수가 높을수록 금리가 낮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이 기간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폭이 확대될 동안 저신용자는 오히려 금리가 낮아졌다. 950~901점대는 0.132%포인트, 900~851점대는 0.192%포인트, 850~801점대는 0.272%포인트, 800~751점대는 0.278%포인트 씩 상승했다. 반면 600점대 이하는 0.47%포인트 하락했다.
실제 최근 1년간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고신용자가 집중적으로 더 매겨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5대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는 3.62%로, 전년 동기 대비 0.008%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 기간 800~1000점대는 가산금리가 오른 반면 그 이하인 저신용대 구간은 650~601점대를 제외하곤 전부 가산금리가 낮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상품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고 했다.
금융연구기관 한 연구원은 “당국이 가계대출 확대를 자제하는 한편 중저신용자에 대한 보호는 늘리는 기조가 겹치다 보니 고신용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대출을 제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더 붙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최근 가계대출 동향을 보더라도 대출은 여전히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는 기본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