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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올 3분기 연체율(30일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은 1.22%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16%) 대비 0.06%포인트(p) 상승했고, 1년 전인 2022년 9월말(0.78%)과 비교하면 0.44%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해 4분기 0.92% 기록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1.19%로 오르며 1%대를 넘어선 뒤, 2분기 소폭 감소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오는 26일 우리카드를 시작으로 27일 신한·하나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가운데, 다른 카드사들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국내 카드사 연체율(총 채권 기준)은 1.58%로 전년 말 대비 0.38%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신용판매·대출채권 연체율은 각각 0.22%포인트, 0.69%포인트 상승했다.
먼저 고금리 상황과 경기 악화는 대출 금리 상향 압박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문제는 리볼빙·현금서비스·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카드사 대출의 주요 소비자가 ‘중저신용자들’이라는 점이다. 보통 경기가 나쁠 때 중저신용자들이 ‘긴급 수혈’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규모가 증가하면 연체율도 높아지는 경향성이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두고 하반기 경영 전략을 짜면서, 대출 금리 문턱을 높이는 등 연체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카드론·리볼빙 특성상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나 저신용등급 차주 이용이 많은 편이라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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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상승세에도 카드사 대출 잔액이 좀처럼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카드 대금의 일부만 결제한 뒤 나머지는 이월해 나중에 결제하는 리볼빙 잔액은 지난달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리볼빙·현금서비스·카드론 잔액은 올 6월 48조4472억원에서 9월 49조4529억원으로 1조5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리볼빙(7조2697억원→7조5024억원)뿐 아니라 현금서비스(6조3305억원→6조3554억원), 카드론(34조8468억원→35조5951억원)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대출수요 증가세는 카드사 등 제2금융권 3분기(7~9월) 대출 행태 전망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사의 3분기 대출수요지수는 13으로 상호저축은행(2), 상호금융조합(-6), 생명보험회사(-6)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 역시 가계 생활자금을 중심으로 카드사의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