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과거엔 처벌과 감독이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최근엔 안전을 당연한 가치로 여기는 문화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올 한 해 동안 발에 땀이 나도록 노력한 단체가 있다. 바로 ‘안전문화 실천추진단’이다.
| 안전문화 실천추진단이 지하철 역사에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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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현재 전국 39개 지역에서 안전문화 실천추진단이 운영되고 있다. 추진단은 지방고용노동관서 중심으로 안전보건공단,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정부 기관과 지역별 노사단체, 업종별·직종별 협의회, 지역 언론사 등 민간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기구다.
추진단은 ‘안전불감증’ 등 산업현장에 만연한 안전 경시 의식과 문화의 전환을 위해 지난 3월 출범했다. 이들은 시민참여 캠페인부터 안전문화 협약, 안전문화 메시지 확산 등을 통해 사업주·근로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추진단이 가장 신경 쓰는 분야는 산업현장 밀착 캠페인이다. 사업주와 근로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별·업종별 안전수칙 카드북이나 포스터, 위험요인 점검표 등 안전보건 자료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게 핵심이다.
사업주와 근로자 등이 자연스럽게 안전문화 메시지에 노출될 수 있도록 통근버스, 사업장, 산업단지 인근 식당·편의점 등 중심으로 홍보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부산에선 C1 소주, 수원에선 쿨피스 음료를 통해 홍보하는 등 지역 산업을 활용해 친숙하고 가깝게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직접 안전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엔 대학생과 외국인 등이 참여하는 안전문화 퀴즈대회부터 안전문화 우수사업장 영상 공모전·산재예방 웹툰 공모전·산재예방 포스터 그리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추진단 관계자는 “사업주와 근로자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도 폭넓게 참여해 자연스럽게 안전문화에 대한 관심과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었다”며 “우수작품에 대해서는 수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추진단이 보유하고 있는 전광판, SNS, 현수막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한국도로공사 지난 20일 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에서 업무협약식을 체결하고 전국민 안전문화 전파에 협력하기로 했다.(사진=고용노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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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단의 뜻에 힘을 보태기 위한 기업과 공공기관들도 늘고 있다. 최근엔 전국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지역축제에도 참여해 안전 슬로건 노출 및 지역특성에 맞춘 테마별 안전문화 캠페인과 안전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9월 말 기준 안전문화 캠페인이 총 732회 개최됐고, 전광판, 현수막 등을 통한 안전문화 메시지 노출은 282회 진행됐다. 그 밖에도 라디오·신문 등 지역 언론을 활용한 안전 메시지 전파, 기업의 각종 상품을 활용한 안전문화 홍보, 시민들이 직접 안전 메시지를 제안하는 안전문화 공모전 등이 이루어졌다.
한편 지난 20일 추진단은 전국 207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산업안전과 교통안전 메시지를 식당 내부 모니터, 현수막, 스티커 등으로 노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다음 달에는 현장점검의 날을 맞아 지역별 핵심 휴게소에서 전사적으로 추진단-도로공사 지사 간 안전문화 합동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안종주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최근 한국의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산업안전에 있어서는 안전문화 수준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안전문화의 정착 및 확산을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관심과 참여, 그리고 실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