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북 포항 청하중
2.경북 문경 당포초
3.경남 거제 둔덕중
4.전남 구례 중동초
5.강원 양양 현북초
[문경=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깡’ 지난 3일 골프장 필드에서 나올법한 청아한 소리가 경북 문경의 한 작은 초등학교에서 울려 퍼졌다. 이곳은 경북 문경의 당포초. 문경 시내에서도 차로 30분 이상을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학교였다. 평일 한 방과후 시간에 찾은 이곳에서는 2학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골프채를 쥐고 능숙하게 휘두르고 있었다. 학생들이 골프를 연습하고 있는 곳은 교내에 마련된 한 실내골프연습장. 규모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아이언부터 안전시설까지 갖출 건 모두 갖추고 있었다. 골프 전문 강사의 지도에 맞춰 골프채를 휘두르며 구슬땀을 흘리던 2학년 주리아(8)양은 “다른 학교에서 할 수 없는 골프를 할 수 있어 즐겁다”며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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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한 마을에서 골프를…“필드도 나가요”
실제로 당포초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다양한 동아리·방과후 활동을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골프다. 당포초 학생들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골프를 배운다. 4학년 학생들은 능숙하게 아이언을 골라 교내 설치된 연습장에서 자유롭게 연습하고 있었다. 외부에서 온 강사는 아이들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었다. 고학년이 되면 1년에 1~2차례 정도 직접 문경에 있는 필드에 나가기도 한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골프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상황이다. 2학년 손예림(8)양은 “다른 학교에 비해 방과후 활동도 많고 특히 골프가 마음에 든다”며 “공이 잘 맞으면 손이 짜릿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웃음을 보였다. 4학년 김현사(10)군은 “공이 잘 맞았을 때 쾌감을 잊을 수 없다”며 “저번에 필드도 나갔는데 속이 뻥 뚫리고 기분이 좋았다”고 웃음을 보였다.
학부모들 역시 교내 시설을 이용해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공간을 활용하면서 공감대도 늘어나는 등 가족의 돈독함도 높아진다는 게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2학년 딸을 당포초에 보내고 있는 박영아(37)씨는 “아이가 무상으로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학부모들까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좋다”며 “학교가 일종의 마을 커뮤니티처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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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역시 학생들이 누리는 다양한 문화활동들을 함께할 수 있었다. 학부모들은 ‘공감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하고 있는 동아리 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역시 학교 예산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학부모 부담은 사실상 없다. 특히 도예는 학부모들의 인기 동아리다. 학부모들이 정성스럽게 빚은 도예품들은 학교 곳곳에 위치해 있었다. 당포초는 이같은 도예품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학부모 박영아씨는 “타지 사람이라 기반이 없어 외롭게 지냈는데 학교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안면도 트고 마음 맞는 사람끼리 책 모임도 만들고 그런다”며 “함께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을 위해 학부모들이 학교로 모이자 당포초는 일종의 동네 커뮤니티로 발전하며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노선하 교장은 “기존에는 학생만 있던 학교가 학부모들이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는 공간이 되며 일종의 복합공간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포초에서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은 문경교육지원청의 지원을 받아 마을학교 ‘단디학교’ 운영에도 함께하고 있다. 학부모와 함께한 동아리 활동이 지역 발전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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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포초가 인기를 얻자 함께 운영되고 있는 병설유치원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때 학생이 없어 문을 닫을 뻔했던 병설유치원은 현재 지원자가 많아 대기번호까지 있는 상황이다. 교사들은 병설유치원에서 당포초로 학생들이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체험활동을 늘리는 등 전략적으로 병설유치원을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전민주 당포초 병설유치원 교사는 “한때 폐쇄 위기였는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자연 속에서 함께 뛰놀면서 놀이 중심 학습을 하는 것이 지금 병설유치원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을 역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학생 수가 늘어나며 학교를 찾는 마을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학기에 한 번 진행하는 운동회는 사실상 ‘마을 잔치’가 됐다. 원경희 당포초 교무부장은 “자녀 또는 손자·손녀가 당포초에 다니지 않아도 동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다같이 체육활동도 참여하는 등 즐기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하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