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view]거북이 투자법

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최고 투자전략가(CIO)
  • 등록 2023-09-15 오전 6:30:00

    수정 2023-09-15 오전 6:30:00

[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최고 투자전략가] 투자에는 크게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 첫번째는 자산배분, 즉 포트폴리오 기반에 집중하는 전략적 투자다. 두번째는 단기적인 시장의 움직임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전술적 투자다. 첫번째가 느리고 꾸준한 투자라면 두번째는 빠르고 역동적인 투자다. 이중에서 포트폴리오 투자가 비록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종국엔 투자자를 목적지에 도달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SC그룹 최고 투자전략가(CIO) (사진=SC제일은행)
첫째 느리고 꾸준한 투자는 시장의 가파른 조정 국면에도 보유 중인 자산을 충동적으로 매도할 가능성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투자 자산이 잘 다각화되고 긴 투자 목표 기간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시장의 하락 국면을 포트폴리오 기반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단기 전술적 투자의 경우 마켓 타이밍을 맞추거나 초과 수익을 낼 종목을 선별하는 능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일반 투자자보다 더 경험과 정보가 풍부한 전문가들조차 어려워하는 영역이다.

마켓 타이밍과 관련해 올해 상황을 살펴보자. 2023년 연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저조한 성과를 보인 작년보다 올해가 훨씬 나은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주식과 국채를 합산한 성과를 보면 2022년은 지난 150년 역사에서 ‘최악의 한해’였다. 그 다음으로 성과가 나빴던 사례는 미국의 주가가 47% 급락한 1931년으로 확인된다. 작년 한해 동안 주식 하락폭은 19%에 그쳤지만 채권마저 역사적 수준의 동반 약세를 보인 탓에 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전체 포트폴리오가 전례없는 성과 부진에 빠졌다. 이로 인해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난 연말 투자자들은 아직 급락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투자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시장이 약세일 때 부정적 편향에 사로잡혀 ‘지금 매도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되풀이한다. 그러나 과거의 시장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이 투자를 확대하기 적절한 시기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져야 한다.

마켓 타이밍 포착과 마찬가지로 종목 선별도 시작부터 도전의 연속이다. 낮은 성공 확률을 극복하고 싶다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는 수 천명의 펀드 매니저에 비해 내가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라고 먼저 자문해봐야 한다. 전설적 투자자인 워런버핏에게 동일한 질문을 한다면 그는 진입 당시의 주가를 고려하는 것과 시장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 즉 인내심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답할 것이다.

시장에 머무는 힘은 종종 과소평가되곤 한다. 개인적으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수준에 따라 그 힘이 달라진다고 판단한다. 올해 가장 성과가 좋은 한 종목을 예를 들면, 최근 인공지능(AI) 테마가 부각되면서 엔비디아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작년 말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확신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것은 금융시장 분석을 위해 할애할 수 있는 시간과 투자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다. 금융시장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고 다양한 기회를 찾고자 하면 포트폴리오 기반의 전략적 투자와 단기 전술적 투자를 병행해도 무방하다. 익히 알려진 우화인 ‘토끼와 거북이’에서도 거북이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며 결국 목표를 달성한다. 반면 토끼는 같은 여정에서 어느 순간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이에 재미를 느끼지만 결국 경제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느리지만 꾸준히 그리고 멀리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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