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다른 IPO 시장 '훈풍' 계속…적자 기업 소외도 '옛말'

작년 하반기와는 다른 분위기 계속
공모주들, 기술 특례 상장 효과 '톡톡'
하반기 두산로보틱스 등 대어급 IPO 시동
"IPO 시장 하반기에도 흐름 좋아"
  • 등록 2023-06-23 오전 6:31:00

    수정 2023-06-23 오전 6:31: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적자 기업임에도 기술 특례 상장을 요건을 충족한 기업들이 자신감 있게 상장한 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을 대거 철회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IPO 시장이 하반기에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중 적자 기업이 상장한 사례는 큐라티스(348080)씨유박스(340810), 에스바이오메딕스(304360),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 제이오(418550), 오브젠(417860) 등이다. 오브젠은 공모가 대비 두 배 뛴 가격이 시초가로 형성됐다. 제이오와 에스바이오메딕스, 씨유박스, 큐라티스의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각각 53.08%, 28.61%, 4.53%, 12.5% 오른 가격에 형성됐다.

이들 기업 모두 영업손실에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앞세워 기술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고, 훈풍이 불고 있는 IPO 시장 흐름을 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큐라티스와 에스바이오메딕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은 기술력을 앞세워 기술 특례 상장으로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모두 흥행에 성공한 알멕도 올해 첫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기술 특례 상장은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위해 상장 기준을 완화하는 제도다.

이는 불과 6개월 전의 IPO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불안감으로 투심이 위축되면서 ‘IPO 잔혹사’가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밀리의서재 등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늦췄다. 상장을 준비해왔던 컬리 등 대어급 IPO도 수요 부진에 맥을 못 추고 상장을 미뤘다.

분위기가 반전된 이유는 작년 하반기에 비해 올해 글로벌 증시 분위기가 나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IPO 시장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갭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더 좋다.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 상장하기까지 평균 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시장이 안 좋았던 지난해 하반기 IPO 절차를 시작한 기업들을 올해의 관점에서 본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IPO에 대한 관심은 실적으로도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전월보다 234%(1920억원) 늘어난 27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IPO가 2299억원으로 지난 4월보다 414.9% 증가한 영향이 컸다. 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향후 하반기 IPO 시장은 상반기만큼 괜찮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미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는 조(兆)단위의 대어급 공모주들이 준비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9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두산 로보틱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유니콘 기업 특례 요건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상장 계획을 접었던 밀리의서재도 지난 1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흑자전환을 하기 전까진 3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던 기업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상장 기업의 수나 상장 후 주가 수익률 등이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도 코스닥 시장은 이 같은 좋은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없었던 대어급 IPO 공모주들이 하반기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코스피 시장도 괜찮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IPO 시장이 더 좋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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