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맞은 카프로, 최대주주 효성티앤씨는 장내매도..왜?[김성진의 인더백]

카프로, 감사범위제한으로 21일 한정의견
최대주주, 카프로 지분 1.36% 매도
주가 지난 24일 기준 868원 '곤두박질'
  • 등록 2023-03-26 오전 9:30:00

    수정 2023-03-26 오전 9:30:00

※김성진의 인더백은 ‘인더스트리(industry)’와 ‘백(back)’의 합성어로 산업의 뒷얘기를 다루는 코너입니다. 대형 사업·재무 이벤트뿐 아니라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공시 등을 짚어내 다양한 시각에서 산업과 기업의 생로병사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한때 효성(004800)코오롱(002020)이 서로 차지하기 위해 폭로전도 불사했던 나일론 원료 카프로락탐 제조업체 카프로(006380)가 결국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21일 오후 7시 제출된 감사보고서가 감사의견 한정을 받자 카프로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연일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감사보고서가 발표되기 며칠전부터 최대주주인 효성티앤씨가 일부 주식을 내다 판 사실이 알려져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카프로의 종가는 1주당 868원으로 전날 대비 6.7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하한가를 맞아 주가가 1330원에서 931원으로 떨어진 뒤 한 차례 더 주가가 빠진 것이다. 2018년 초반 1주당 가격인 1만1300원에 달했던 때와 비교하면 기업가치가 완전히 쪼그라들었다.

이미 2019년부터 적자에 허덕이던 카프로는 이번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이번에 카프로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이라고 이유를 댔다. 이는 공인회계사가 회사를 감사하는데 있어 회사가 제출한 자료가 불충분할 경우 발생한다.

카프로 공장.(사진=카프로 홈페이지.)
재무적으로는 실적악화가 원인이 됐다. 지난해 12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카프로는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726억원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에 비해 1년 내 갚아야 할 채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자본총계 역시 266억원으로 자본금 200억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감소했다.

무엇보다 카프로의 최대주주인 효성티앤씨가 카프로의 한정의견 공시 전 일부 주식을 미리 내다 판 사실이 알려지며 하한가를 부추겼다. 효성티앤씨는 22일 오후 장 마감 뒤인 오후 5시 카프로 보유 주식 54만1445주를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평균가 1475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효성티앤씨가 보유한 카프로 지분율은 12.04%에서 10.68%로 감소했다. 해당 내용이 공시된 다음날인 23일 카프로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효성티앤씨가 카프로의 감사보고서 발표 전에 지분을 매각한 것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최대주주가 투자사의 악재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감사 업무에 밝은 한 회계업 종사자는 “투자회사에 관심이 없는 경우 모를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매도 타이밍이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이번 주식 매도와 카프로 감사보고서 한정의견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 말 카프로 지분에 대한 보유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해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뗐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지분보유 목적은 크게 경영참여, 일반투자, 단순투자로 나뉘는데, 단순투자의 경우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카프로 지분 매각은 카프로의 감사보고서 한정의견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MAMA 여신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