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한때 효성(004800)과 코오롱(002020)이 서로 차지하기 위해 폭로전도 불사했던 나일론 원료 카프로락탐 제조업체 카프로(006380)가 결국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21일 오후 7시 제출된 감사보고서가 감사의견 한정을 받자 카프로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연일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감사보고서가 발표되기 며칠전부터 최대주주인 효성티앤씨가 일부 주식을 내다 판 사실이 알려져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카프로의 종가는 1주당 868원으로 전날 대비 6.7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하한가를 맞아 주가가 1330원에서 931원으로 떨어진 뒤 한 차례 더 주가가 빠진 것이다. 2018년 초반 1주당 가격인 1만1300원에 달했던 때와 비교하면 기업가치가 완전히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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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카프로의 최대주주인 효성티앤씨가 카프로의 한정의견 공시 전 일부 주식을 미리 내다 판 사실이 알려지며 하한가를 부추겼다. 효성티앤씨는 22일 오후 장 마감 뒤인 오후 5시 카프로 보유 주식 54만1445주를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평균가 1475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효성티앤씨가 보유한 카프로 지분율은 12.04%에서 10.68%로 감소했다. 해당 내용이 공시된 다음날인 23일 카프로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효성은 이번 주식 매도와 카프로 감사보고서 한정의견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 말 카프로 지분에 대한 보유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해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뗐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지분보유 목적은 크게 경영참여, 일반투자, 단순투자로 나뉘는데, 단순투자의 경우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카프로 지분 매각은 카프로의 감사보고서 한정의견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