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민금융 15% 줄인다…대학생·청년용 '3분의1 토막'

서금원 공급계획 보니..작년 6.9조→올해 5.9조
햇살론카드 1000억→500억 '반토막'
"실적 따라 공급액 줄이는 게 맞나"
금융위 정례회의서도 지적 나와
  • 등록 2023-03-08 오전 6:00:00

    수정 2023-03-08 오전 6:0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이 올해 서민금융 공급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15% 감축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2021년 법정 최고금리 인하(24%→20%)와 함께 저소득층 지원 강화를 위해 출시한 ‘햇살론뱅크’와 ‘햇살론카드’ 공급 목표액은 최대 절반으로 감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 정례회의에서조차 “실적이 낮다고 공급액을 줄이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햇살론유스 3000억→1000억 감축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금원은 올해 서민금융을 5조9300억원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공급계획(6조9600억원) 대비 14.8% 줄어든 규모다. 서금원이 지난해 실제 공급한 실적(잠정치)은 7조100억원이다.

상품별로 보면 공급 규모가 가장 큰 ‘근로자햇살론’을 올해 2조6000억원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25.7% 감축된 규모다. 대학생과 청년을 위한 정책상품인 ‘햇살론유스’ 공급계획은 지난해 3000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으로 3분의1 규모로 줄었다. 신용 평점 하위 10% 서민을 지원하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지난해 600억원→올해 4000억원)과 고금리 대출을 대환해주는 ‘햇살론15’(1조2000억원→1조3000억원)만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금원 측은 이에 대해 “공급계획은 추가경정예산이나 각종 기금 등 재원이 추가되면 상향 조정할 수 있다”며 “지난해 초 세운 계획 대비로는 올해 공급계획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금원이 지난해 처음 세운 공급계획이 5조9000억원으로, 이와 비교하면 올해 목표액은 0.7%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초 계획안과 비교해도 햇살론유스 공급계획은 반토막(2000억→1000억원)났다. 특히 2021년 7월 정부가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며 제도 금융권에서 탈락할 수 있는 저소득·저신용자 지원을 위해 내놓은 상품인 햇살론뱅크 및 카드 공급액도 대폭 줄었다. 햇살론뱅크의 지난해 초 공급 목표액은 1조400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1조2000억원으로 감축됐다. 햇살론카드 지원 계획은 같은 기간 1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었다.

공급 실적이 좋지 않아 목표액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금원이 추산한 햇살론뱅크와 햇살론카드의 지난해 공급액은 각각 1조1000억원, 300억원으로 목표 대비 달성률은 78.6%, 30.0%에 그쳤다. 서금원 관계자는 “두 상품은 ‘성실 상환’ 요건을 충족해야 이용할 수 있는데, 그간 경기가 좋지 않아 실적이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를 두고선 “상품 출시 시점(2021년)이 이미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인데, 상품 설계 시 이를 감안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국 내에서 나왔다.

성실 이용자 보증한도 확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27일 정례회의에서 한 금융위원은 “신용을 창출하는 햇살론카드는 (이용자가) 신용을 확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는데, 단순히 실적이 낮다고 (공급액을) 줄이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별도의 수정 없이 서금원의 올해 서민금융 공급계획안을 담은 업무계획을 승인했다.

한편 서금원은 올해 1년 이상 성실이용자의 햇살론카드 보증한도를 종전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햇살론유스는 사회초년생에 대한 추가대출 한도를 늘리고 채무조정 성실상환자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도 ‘온라인햇살론’을 도입해 햇살론 이용채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보증한도를 일시적으로 늘린 근로자햇살론(1500만→2000만원)과 햇살론뱅크(2000만→2500만원)의 경우 올해도 확대 운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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