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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발언 쏟아낸 연준 인사들
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하락한 3만3949.01에 마감하며 2만4000선을 하루 만에 밑돌았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1% 내린 4117.86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68% 떨어진 1만1910.52를 나타내며 1만2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52% 하락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 압력을 받았다. 뉴욕 증시는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둘기’(매파+비둘기파) 언급에도 나홀로 랠리를 펼쳤으나, 이날은 개장 초부터 부진했다.
무엇보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 모드’가 투심에 악영향을 미쳤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향후 몇 년간 제한적인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 ‘3인자’다. 의장의 기조와 발을 맞추는 자리다. 연준 집행부의 시각을 사실상 대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또 기존에 연준이 제시한 5.00~5.25%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좋은 목표”라고 했다. 다음달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25bp(1bp=0.01%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미다. 5.00% 아래에서 중단하기를 기대하는 시장과는 온도차가 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이후 증시의 위험 선호 심리는 빠르게 가라 앉았다”며 “오는 14일 나오는 물가 지표마저 뜨겁다면 투자자들은 매파 연준을 믿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 역시 주요 관심사다. 기업마다 실적 결과가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평가가 더 많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 지수 내 42개 기업이 부정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낸 곳은 8개에 그쳤다. 나머지는 아예 발표하지 않았다.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워낙 큰 탓으로 읽힌다. 리피니티브는 “역사적인 평균보다 부정적인 가이던스를 낸 기업 비중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아폴론 자산운용의 에릭 스터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어닝 시즌은 기대 이하였다”며 “금리 인상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데, 우리는 이제 그것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I 경쟁 격화…구글 주가 폭락
그러나 주요 빅테크 사이의 AI 경쟁 심화 우려에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7.68% 떨어졌다. MS의 경우 0.31% 내렸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디즈니의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디즈니는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99센트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8센트)를 웃돌았다. 매출액은 235억1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233억7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이번 실적은 ‘디즈니 제국’을 이끌었던 전설인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후 첫 실적이다. 그는 2005~2020년 CEO를 맡으며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와 마블, 루카스 필름, 21세기 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잇달아 인수하고 디즈니플러스(디즈니+) 출범을 이끌던 인사다.
특히 디즈니는 실적 발표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7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디즈니 주가는 오후 4시48분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9.30% 폭등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0% 올랐다. 반면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8%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72% 오른 배럴당 78.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