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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2조4971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4조261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연일 매도에 나서며 코스피 지수는 전날 2200선 밑으로 밀렸고, 이날 소폭 반등에도 2170.93에서 거래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은 강달러 시기 신흥국 증시에서 돈을 빼 안전자산에 투자한다. 이번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까지 치솟자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한국 증시에서 돈을 찾아 안전한 투자처로 옮기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계속 이탈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30%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시총 비중이 30%를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월 13일(29.92%) 이후 전무하다.
문제는 달러 강세 속도가 당분간 완화할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시장은 ‘킹(king)달러’를 넘어 ‘갓(God)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연말 원·달러 1500원선까지 대비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인다면 주식 시장도 수급 측면에서 분명히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 흐름을 보면, 외국인은 고환율 국면에서 대체로 한국 주식을 팔았다”고 말했다.
오태동 NH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외국인의 주식 매도는 위험 회피 선호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라며 “채권 금리가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가중되면서 신흥국인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위험자산을 줄이는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금리와 환율이 오르는 국면이 더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매도와 증시 약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 동향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려면 미국 통화정책이나 경기 전망이 바뀌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미마저 은행으로…남은 투자자는 ‘눈물의 물타기’
개인들의 주식 투자도 열기도 식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코스피가 27.09% 하락하는 동안에도 23조3390억원을 사들이며 증시의 비빌 언덕을 제공한 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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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증시에 돈을 넣는 투자자들도 ‘눈물의 물타기’ 중이다. 연초부터 이날까지 개미투자자가 코스피에 투입한 금액 가운데 약 77.69%에 달하는 18조1322억원이 삼성전자(005930)에 몰렸다. 삼성전자의 소액 주주가 592만명(6월 말 기준)에 달하는 가운데 올해만 주가가 32.82% 하락한 만큼, 대다수의 투자자가 물타기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에 이렇다 할 주체가 없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는 불개미들은 중소형주로 이동하고 있다. 외국인의 비중이 낮아 영향력이 적고 개별 기업 이슈로 급등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올 들어 대형주가 26.28% 하락한 가운데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24.08%, 21.47% 하락하며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외 수요 악화로 한국 주력 산업이 하강 국면에 진입하면서 틈새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 질 수 있다”면서 “중소형주, 저가주에서 변동성을 이용한 매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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