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가계는 작금의 퍼펙트스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무엇보다, 겨울나기 제일의 원칙은 ‘지키는 투자’다. 투자 혼란기에는 전문투자자도 변동성에 맞서지 않는다. 더욱이 인플레와 경기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은 통상적인 경기침체보다 정책대응이 어렵고 지속되는 속성이 있다. 역사적으로 금융시장 혼란기에 가계의 금융자산은 늘지 않았다. 지금 경제상황과 유사한 1970년대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은 70%에서 61%로 줄고 회복기간도 길었다. IT 버블 때도 회복기간은 짧았지만 금융자산은 68%에서 60%로 큰 폭 줄었다. 실물자산을 늘리고, 예금과 안전자산을 늘리고 위험자산을 줄이는 대응을 했지만 부(富)를 온전히 지키지는 못한 것이다. 우리 금융시장이 발전하며 지키는 투자 상품이 늘어난 것은 다행이다. 일년짜리 예금 대신 높아질 대로 높아진 고금리 채권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인컴투자 상품의 다양화는 지키는 투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셋째,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오래 지속될 구조적 요인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시차를 두고 진행될 탈세계화와 공급망 재편에 따른 비효율의 비용 전가, 물가-임금의 악순환, 팬데믹 이후 초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 투자는 시대에 따라 양상이 조금 다르지만 본질은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이다. 70년대 미국 가계가 실물 부동산을 늘리는 대응을 했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대체투자자산의 다변화로 원자재 등 금융화된 실물자산의 수요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 천연가스펀드는 50% 올랐고, 전통자산과 대체투자를 함께 투자하는 미국 CTA ETF는 16% 상승했다. 글로벌 연기금의 상반기 성과에서도 대체투자는 힘을 발휘했다. 대체투자를 제일 많이 하는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수익률을 제일 잘 방어한 반면 대체투자를 하지 않는 노르웨이 투자관리청(NBIM)은 -14%로 최악의 성과를 냈다. 서민 가계도 전통자산 중심에서 대체투자를 필수로 하는 분산투자로 바뀌고 있는 자산운용의 패러다임 전환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