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한창 한국에 컴퓨터 열풍이 불어 각 가정마다 한 대씩 컴퓨터를 들여 놓을 때 삼성전자, LG전자 그리고 현주컴퓨터, 삼보컴퓨터 등의 컴퓨터 제조업체가 큰 돈을 벌며 한마디로 대박을 친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들 못지 않게 용산에서 컴퓨터 부품을 수입한 업체들도 큰 수익을 거두었다. 그 외에도 이들 모든 컴퓨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CPU, 메모리, 그래픽 카드 칩셋, 하드디스크 등의 부품을 만들던 제조업체도 크게 이익을 보았다. 그리고, 컴퓨터를 구매하고 부품을 사려고 용산에 들른 사람들과 가게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던 음식점들도 쏠쏠한 이익을 거두었다. 사실 컴퓨터 열풍이 사그라든 이후 여전히 지속 생존하고 있는 기업은 현주컴퓨터나 삼보컴퓨터가 아니라 인텔과 MS 그리고 용산의 컴퓨터 부품 판매업체 그리고 음식점들이다. 이렇게 인공지능 역시 알파고 등으로 주목받은 구글이나 IBM 왓슨, 테슬라의 자율주행 AI처럼 주목받은 기업들 외에도 AI에 기대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AI는 크게 2개 Front AI, Industrial AI로 구분되며 전자는 AI Assistant로 일반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그리고 국내의 SKT의 누구, 카카오 AI와 네이버 클로바, 삼성전자 빅스비 등이 그것이다. 반면 Industrial AI는 기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되는 솔루션으로서의 AI로 산업 영역과 비즈니스 유형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기업들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Industrial AI는 이보다 더 다양한 수익 기회가 있고 여러 기업들이 AI 비즈니스의 밸류체인에 포진해 있다. 우선 가장 밸류체인의 아래에 있는 기업이 nVidia처럼 AI를 가동하는데 필요로 하는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AI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알고리즘도 중요하지만 막강한 컴퓨팅 파워가 핵심이다. 그런 컴퓨터 리소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고성능의 프로세서와 엔진을 필요로 한다. 그것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nVidia와 인텔, AMD 등이 있으며 보다 특화된 AI 칩셋과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구글, 아마존 그리고 테슬라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테슬라도 그간 자체적인 자율주행차를 위해 AI를 내재화해서 고도화해왔는데 이렇게 개발한 AI 알고리즘과 이의 운영을 위한 슈퍼컴퓨터 Dojo를 외부 업체에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 향후 테슬라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치 아마존이 쇼핑몰 사업을 위해 개발한 내부 인프라와 시스템을 AWS라는 클라우드로 사업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기업의 비즈니스 혁신에 중요한 수단으로서 인공지능의 전체적인 밸류체인 구성이 완성되면서 여러 기업들이 거대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우리 사회 속 어떤 문제를, 기업 내 어떤 과제를 AI로 해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진실 공방보다 이미 형성된 다양한 AI 전문 솔루션 기업들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