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伊총리 사의 표명 일단 '거부'…정치 혼란 우려 여전

대통령 사임서 수리 반려…오성운동과 갈등 탓
소식통 “드라기, 20일 지원책 관련 연설할듯”
伊증시 3%대 하락…“연립 정부 존속 의구심”
  • 등록 2022-07-15 오전 7:15:33

    수정 2022-07-15 오전 8:28:1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사임서 수리를 반려했다고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최대 정당이자 연립정부 주축인 오성운동(M5S·Movimento 5 Stelle)와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사진=AFP)
통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금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며 “그동안 연립 정부를 지지했던 국가적 연대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신임 투표에 따라 정부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행정부는 나아갈 수 있는데, 그런 여건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드라기 총리 사임 의사 표명은 오성운동이 상원의 내각 신임 투표를 ‘보이콧’한 이후 나왔다. 오성운동을 이끄는 주세페 콘테 전 총리는 260억유로 규모 민생 지원 방안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을 놓고 드라기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마타렐라 대통령은 드라기 총리의 재고를 촉구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드라기 총리가 중요한 가스 공급처인 알제리 방문 이후 오는 20일 의회에 출석해 정부 지원책과 관련해 연설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신속한 사임서 수리 반려로 이탈리아는 조기 총선에 휘말리는 것을 막을 타협안을 마련할 시간을 벌었다”면서도 “이날 드라기 총리의 사임 의사 표명은 이탈리아 연립 정부의 존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 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이날 정치 혼란에 대한 우려로 이탈리아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유동성 높은 40개의 우량주로 구성된 이탈리아의 대표 주가 지수인 FTSE MIB는 전거래일 대비 732.00포인트(-3.44%) 하락한 2만554.33에 마감했다.

드라기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으로, 지난해 2월 연립정부 붕괴로 사임한 콘테 전 총리의 후임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위기 등의 현안에 대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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