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플레와의 전쟁' 선포…7월도 자이언트스텝 예고(종합)

연준, 28년만에 75bp 파격 금리 인상
파월 "7월도 비슷"…추가 자이언트스텝
연준 점도표, 연말 금리 3% 중반 전망
"정상 수준 되돌리려 계속 금리 올린다"
파월, 긴축 따른 침체 우려 강하게 반박
금융시장 환호성…일시적 반등 관측도
  • 등록 2022-06-16 오전 6:31:42

    수정 2022-06-16 오전 6:33:5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거의 28년 만에 처음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파격 인상했다. 연준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2%로 대폭 상향하면서, 초강력 추가 긴축까지 예고했다. 다만 시장은 연준이 물가 안정 의지를 내보였다는 관측에 반등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4~15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AFP 제공)


28년만에 자이언트스텝 밟은 연준

연준은 14~15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를 75bp 인상했다. 0.75~1.00%에서 1.50~1.75%로 올렸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건 1994년 11월 이후 거의 28년 만이다.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연준은 5월 FOMC에서 50b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고, 6월 역시 비슷한 속도를 예고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하자, 더 센 칼을 꺼내 들었다. 이번 결정은 50bp를 주장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제외한 모든 위원들이 찬성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팬데믹, 에너지 가격 상승, 광범위한 물가 압박과 관련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다”며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 목표 범위의 지속적인 상승이 적절하다”고 했다.

연준의 공격 긴축은 자체 물가 전망치를 통해 그 근거를 파악할 수 있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3개월 전 4.3%에서 5.2%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 목표치(2.0%)를 훌쩍 웃돈다.

돈줄 조이기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나온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 18명 중 올해 금리 7회 인상(3.25%~3.50%·25bp 1회 기준)을 예상한 위원은 8명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위원들이 현재 1.50~1.75%에서 3.25~3.50%까지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본 셈이다. 연준이 경제전망을 통해 제시한 수치는 3.40%다. 3월 회의 당시만 해도 1.75~2.00% 전망이 가장 많았는데, 3개월 만에 확 늘었다.

이외에 올해 9회 인상(3.00~3.25%)과 8회 추가 인상(3.50~3.75%)을 찍은 위원들은 각각 5명, 4명으로 나타났다. 3.75~4.0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위원마저 1명 나왔다. 올해 남은 4번의 FOMC 회의 때마다 큰 폭의 인상을 단행해 적어도 3% 중반대까지는 도달할 것이라는 게 FOMC 내 컨센서스다. 연준이 추정하는 2.5% 안팎 중립금리를 1%포인트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안정” 의지 보인 파월

제롬 파월 의장은 더 나아가 7월 FOMC에서 또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이 이날 오후 2시 통화정책을 발표하고 30분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자리에서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볼 때 7월 회의 때는 50bp 혹은 75bp 인상을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 수장이 한 달 이상 남은 다음 회의의 힌트를 직접적으로 주는 건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그는 “분명히 75bp 인상은 이례적으로 큰 것”이라며 “이런 정도의 인상이 흔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러한 (금리) 변화의 속도는 계속해서 향후 경제 데이터와 전망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예상을 넘는 최악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그는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에 고정 시키는 것에 대해 (다른 무엇보다) 단호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5월 6.6%를 기록했다. 뉴욕 연은이 2013년 집계를 내놓은 이래 가장 높다.

파월 의장은 “(경제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려놓기 위해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우리는 물가를 낮추기 위한 결의와 수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공격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다. 연준은 실제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존 2.8%에서 1.7%로 대폭 낮춰잡았다. 내년은 1.7%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우리는 (공격적인 긴축을 통해) 침체를 유도하려는 게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강한 노동시장과 함께 2% 물가 목표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증시 환호…‘일시 반등’ 관측도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시장은 환호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0% 상승한 3만668.53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6% 오른 3789.9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0% 오른 1만1099.16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36% 올랐다.

LPL 파이낸셜의 낸시 크로스비 최고주식전략가는 “50bp에서 75bp 인상으로 바뀌는 것은 냉혹한 현실 때문”이라면서도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연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투자전략가는 “공격적인 긴축이 당분간 시장을 달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반등이 일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립금리를 1%포인트 안팎 웃도는 3% 중반대 기준금리는 장기적으로 시장에 악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4~15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이 각자 예상하는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은 표를 말한다. (출처=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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