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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ICBM ‘사르맛’ 첫 시험발사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사르맛 미사일을 발사해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 있는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했다”며 “이번이 첫 시험 발사”라고 밝혔다. 이어 “테스트 과정을 끝내면 전략 미사일 부대에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사르맛은 러시아가 지난 2009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3단 액체연료 로켓형 ICBM이다. 지상 발사 핵 전력의 근간으로 구 소련 당시 생산했던 SS-18 ‘사탄’(Satan)의 차세대 모델이다. 최대 사거리는 1만8000㎞에 이른다. 사르맛은 최대 15개의 다탄두(MIRV·1개의 미사일에 실려 각기 다른 목표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복수의 탄두)와 여러 개의 신형 극초음속 탄두(HGV)를 탑재할 수 있다. 특히 HGV는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으며, 미사일에서 분리 이후 자체 비행을 할 수 있다. 사르맛에 장착할 수 있는 핵 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2000배 이상 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가 사르맛 1기로 미국 텍사스주는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할 정도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사르맛의 첫 시험 발사 성공을 축하한다”며 “유일무이한 이 무기는 러시아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외부 위협으로부터 안보를 확실히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를 위협하려고 하는 적들에게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더글러스 배리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르맛 발사는 자금과 설계 문제로 수년간 지연돼 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며 “실전 배치까지는 추가 테스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 핵 동태 주 2~3회 논의”
미국은 이를 두고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런 시험 발사는 통상적인 것”이라며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혹은 동맹국에 위협이 된다고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핵 전쟁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CNN은 이날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핵 방위를 총괄하는 찰스 리처드 전략사령관으로부터 러시아의 핵 무기 관련 동태를 주 2~3회 보고 받고 있다”며 “핵 사용에 대한 우려가 냉전 이후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월 핵 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고, 그 이후 핵 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핵 무기 사용 가능성은 진짜 정보가 아닐 수 있지만 사실일 수도 있다”며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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