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신년 행사인 볼드롭 전야제(New Year’s Eve ball-drop Celebration)를 위한 무대는 이미 설치돼 있었다. 2년 만에 열리는 볼드롭을 만끽하려는 듯 시민들은 들떠 있었다. 특히 캐리어 가방을 끌고 다니는 관광객이 적지 않았다.
인디애나주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앤서니씨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맞았고 마스크도 잘 쓰고 있다”며 “맨해튼에서 신년을 맞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타임스스퀘어 중심부 근처에서는 80% 이상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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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의 볼드롭 열광의 도가니
기자는 이튿날인 31일 오후 다시 맨해튼을 찾았다. 볼드롭 당일인 만큼 이미 7번 애비뉴를 따라 나눈 6개 이상의 대기 공간은 가득 차 있었다.
뉴욕시는 2020년 볼드롭 행사를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운 의료진 등의 가족 수십명만 초대한 채 치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1만5000명까지 관람객을 늘렸다. 수십만 인파가 몰린 예년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오미크론 변이를 감안하면 큰 규모라는 평가다. 46번가 인근에서 만난 한 뉴욕경찰(NYPD)은 “새해를 맞기 위해 맨해튼 전역에 수만 인파가 몰릴 것”이라며 “(코로나19 탓에) 2020년 한 차례 신년 행사를 건너뛰다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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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TV 생중계를 통해 지켜본 31일 자정께 타임스 스퀘어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시민들은 자정 직전 ‘원 타임스스퀘어’ 빌딩 꼭대기에서 3만2000개 이상의 조명으로 이뤄진 크리스털 볼이 40m 높이의 깃대를 따라 천천히 내려오자 카운트다운을 외쳤고, 하강이 끝난 후 대형 화면에 ‘해피 뉴 이어’ 문구가 뜨자 서로 포옹·키스를 했고 춤을 췄다. 코로나19 한복판에 있는 게 맞는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뉴욕시는 ‘위드 코로나’ 실험중
그렇다고 뉴욕시와 시민들이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기자가 연말 둘러본 맨해튼에서 눈에 띈 건 검사소 앞에 시민들이 장사진을 치다시피 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께 비교적 한적한 13번가 인근 코로나19 검사소 앞에는 어림잡아 40~50명이 줄을 서 있었다. 맨 뒤에 있던 아놀드씨는 “부스터샷을 맞았지만 최대한 자주 검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과 수시 검사를 통해 스스로 방어하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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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애덤스 신임 뉴욕시장은 새해 첫날 취임 연설을 통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뉴욕은 문을 닫지 않는다”며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덤스는 뉴욕의 110대 시장이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가 중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감염자가 201% 폭증하는 동안 사망자는 오히려 4% 줄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우려가 작지 않다. 뉴욕시는 볼드롭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실제 시민들 절반 가까이는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와파 엘 사드르 컬럼비아대 전염병학 교수는 NYT에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백신과 마스크를 의무화한다고 해도 타임스스퀘어에 인파가 운집하는 게 위험해지지 않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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