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 교수 "당국의 균형자 역할 중요"

금융사와 빅테크 간 경쟁 유도해 경쟁력 높여야
당국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균형추 역할 해야
  • 등록 2021-07-13 오전 6:00:00

    수정 2021-11-23 오후 6:22:01

정유신 서강대 교수 (사진 :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당국의 균형자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내 대표적인 금융·핀테크 전문가로 알려진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 당국의 ‘균형자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당국이 빅테크의 시장 진입과 핀테크 산업의 성장 속에 기존 금융사들의 혁신을 유도하면서 차별적 요소를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 교수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중국 등 주요 경제 대국의 핀테크·금융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크기가 다르고 데이터 규제에 대한 부분도 많이 다르지만 이들 나라는 금융과 핀테크사간 제휴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면서 “그나마 한국과 비슷한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영국도 적극적으로 금융당국이 금융사와 핀테크를 협업시켜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금융사와 협력할 수 있는 기술·인터넷기업이 없는 유럽보다는 ‘한국이 더 낫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정 교수는 “유럽은 정보 규제가 많다 보니 빅테크가 거의 발전하지 못했다”면서 “이제서야 이를 반성하고 데이터 이동과 활용을 적극 허용하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입도 ‘소비자 만족도 향상’과 ‘금융 경쟁력 증진’에 있어서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금융이 이제 자국 산업으로 한정되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금융사들을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되고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경쟁을 붙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기존 금융사들의 자극 포인트가 ‘빅테크의 시장 진입’이라는 뜻이다.

다만 기존 금융사들이 느끼는 ‘부당함’에 대한 부분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정 교수는 말했다.

예컨대 데이터 교류 부분에서 빅테크가 보유한 사용자 데이터를 금융사에 개방하지 않는 부분 등이다. 빅테크는 마이데이터 제도를 활용해 사용자들의 금융·결제 데이터를 공유받을 수 있지만, 금융사들은 빅테크가 보유한 쇼핑 데이터 등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볼 수 없다.

정 교수는 “(금융사와 빅테크 간) 경쟁을 유도하되 지나치게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면서 “금융당국이 갖는 균형자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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