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임금 격차 문제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집권당인 민주당도 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반(反)독점 이슈와 함께 노사 간 대립이 테크기업들에게 새로운 경영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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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앨러배마주 베세머는 인구 3만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지만, 이 곳에 있는 아마존 물류창고은 지역인구의 5분의1에 이르는 6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이달 초부터 노조를 결성해 미국 내 최대 유통분야 노조인 도소매·백화점노조(RWDSU)라는 상급 노조에 가입할 것인지를 두고 전 직원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 물류창고 근로자들은 현재 평균 시간당 임금을 15달러 정도 받고 있고, 주 40시간을 일할 경우 3만1200달러(원화 약 3520만원) 정도의 연 수입을 받는다. 반면 미국 구인사이트인 인디드에 따르면 아마존의 데이터분석업무 직원의 평균 연봉은 그보다 5배 이상인 16만달러 수준에 이른다.
이 같은 노조 결성 움직임에 부담을 느낀 아마존 측은 직원들 동향을 감시하는 전문인력까지 고용하고 화장실 등에 노조에 반대하는 벽보까지 붙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베세머 물류창고에서의 노조 결성 여부는 투표자 과반수 찬성으로 정해진다. 최종 결과는 4월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에서 이미 근로자들이 알파벳노조(AWU)를 결성하기도 했다. 노조원은 현재 800여명 수준이다. 구글 소프트웨어 기술자인 파를루 콜 AWU 위원장은 “노조원 대부분이 기술분야의 고액 연봉자와 차별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계약직 직원들 사이를 끼어있는 인력들”이라고 전했다.
인디드에 따르면 구글 소프트웨어 기술자 평균 연봉은 약 13만달러인 반면 영업직 직원들은 4만2000달러 수준으로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민들의 총 수입 중 소득 하위 50%의 소득 비중은 1980년 20%에서 현재 14%까지 낮아졌다. 반면 소득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에서 19%로 크게 늘었다.
다만 아마존이 노조를 결성하게 되더라도 아마존고 알파벳에서의 노조 가입률은 전체 직원 중 1%에도 채 못미치기 때문에 회사 경영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내 60만명 이상인 아마존 내에서 다른 지역까지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당장 인건비 증가 부담은 물론이고 고연봉의 고급 기술인력 확보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테크기업들은 스타트업, 벤처로 시작해 지금까지 몸집을 키워온 만큼 단체교섭보다는 우수한 개인들에게 높은 보수로 성과에 보상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제 구글과 아마존 등은 어느 덧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면서 노사 간 대립이라는 또다른 과제를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