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찾은 A씨는 의사에게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의사가 내린 진단명은 지간신경종, 다소 생소한 병명이었다. 족지신경종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환은 발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 줄기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지간신경종은 무지외반증 같은 다른 족부질환처럼 발 외부에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다만 발가락이나 발 앞부분이 타는 듯한 엄청난 통증이 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병으로 병원을 찾는다. 최홍준 연세건우병원 족부전문의는 “지간신경종은 발바닥 주변이 아프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족저근막염인 줄 알고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을 이루는 근막이 손상된 데 반해 지간신경종은 발바닥을 이루는 5개의 뼈로 구성된 중족골과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신경인 지간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라면서 “통증이 있는 부위도 다르다. 족저근막염은 발 뒤꿈치부터 발 중앙까지 주로 아프고 지간신경종은 세번째 발가락과 네번째 발가락 사이가 주로 아프다”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이 지간신경종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최홍준 원장은 “정상적인 보행 시에는 체중의 약 60%가 엄지발가락에 실린다. 하지만 무지외반증 환자의 경우 엄지발가락이 휘어져있고 이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지 않고 걷는다. 그렇게 되면 다른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붓게 되고 이로 인해 발바닥통증을 유발하는 지간신경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간신경종은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단순히 피로한 것으로 여기며 넘어가기 쉽다. 앞서 A씨의 경우도 조퇴를 하지 않았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넘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방치하다 보면 보존적 방식으로 치료를 하지 못하고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