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데일리가 국내 주요 6대 자산운용사에 ‘향후 10년 동안 투자할 만한 펀드’를 물은 결과 키워드는 분산투자였다. 6곳 중 5곳의 운용사가 ‘자산 배분’ 성격을 지닌 펀드를 추천했다. 극도의 변동성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자산에 고르게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다음은 주요 운용사 6곳이 꼽은 ‘향후 10년 동안 투자할 만한 펀드’다.
삼성자산운용 ‘글로벌다이나믹자산배분펀드’는 글로벌 주식, 글로벌 채권, 글로벌 인컴, 실물자산 등에 분산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펀드는 효율적 자산배분을 위해 국내와 해외 주식 및 채권, 원자재 관련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GTAA(Global Tactical Asset Allocation) 전략을 활용한다. GTAA펀드 운용 핵심은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자산배분이다. △국내 멀티에셋운용팀 △글로벌주식·채권운용팀 △매크로팀 △채권운용 본부 △해외 현지법인(홍콩·뉴욕)으로 구성된 투자위원회가 GTAA 전략에 관여한다. 투자위원회는 매월 투자전략회의를 열어 자산과 지역 등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논의한다.
펀드는 주식과 채권에 90% 정도 투자하고, 원자재는 10% 이하로 투자한다. 국내주식은 가치, 성장, 배당, 모멘텀 등 스타일 별로 분류하여 시장 상황에 맞는 주식에 투자한다. 해외 주식은 투자 유망지역과 국가를 선정하고 비중을 조절해 중소형주나 변동성이 작은 주식 등 스타일 투자도 병행한다. 채권은 국고채, 통안채, 해외 채권 ETF 등을 활용해 자산배분 전략을 실행한다. 원자재는 국내외 상장된 커머더티 ETF와 해당 상품 선물을 활용하며 금, 구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농산물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는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한다”며 “저금리와 고변동성 시대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글로벌 다이나믹자산배분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라고 추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타겟데이트펀드(TDF)는 자산을 목표 시점에 맞추는 게 아니라 운용 전략을 참고해 배분한다. TDF는 퇴직연금시장에서 떠오르는 자산운용 상품이다. 가입자 은퇴 시점을 고려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운용하는 펀드다. 통상 TDF 상품명에 붙는 숫자는 은퇴 연도를 가리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배분 TDF는 자산배분본부의 퀀트분석을 통해 전략 별 투자비중을 조절한다. 투자유형은 △정기예금에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기본수익전략 △성장을 통해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해 자본차익을 추구하는 자본수익전략 △다양한 인컴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인컴전략 △금융시장 변동에도 헤지 포지션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시장중립전략 등이다.
외국 모델을 차용하기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국투자자를 위한 글로벌 자산배분 역량을 한데 모은 펀드다.
미래에셋 TDF 시리즈는 올해 2500억원 넘게 자금이 늘어 설정액 1조5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인컴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연금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래에셋평생소득TIF’는 국내 최초로 부동산 임대수익을 포함시켜 은퇴 후 현금흐름이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모두 수탁고 1위로 전체 연금펀드 시장 점유율이 20%가 넘는다.
한화자산운용 ‘한화차이나셀렉트헬스케어펀드’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중국의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한다. 투자 전략은 △중국의 고령화와 가처분 소득 증가에 따른 시장 잠재력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산업 구조 개편 등에 맞춰져 있다. 주요 투자 대상은 중국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우량 헬스케어 기업이다.
중국 65세 이상 노령 인구 비중은 현재 11%에서 2050년 30%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비 지출과 소득 수준 간 상관관계가 입증된 만큼 향후 중국 의료 시장도 가처분 소득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현재 1인당 연간 의료비 지출액은 미국의 4%, 일본의 10%, 한국의 20%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약품 심사, 병원 체계, 의료보험 체계 등 중국 제약산업의 구조개편이 진행 중이라서 투자 기회일 수 있다.
중국 헬스케어 기업의 연구개발(R&D) 강화, 국산화율 상승, 헬스케어 산업 내 선두기업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의료기기 대표 업체의 1분기 이동식 X레이 장비 수요가 전 분기보다 10배가량 늘었고, 중국 내 온라인 의료자문 서비스 선두 기업은 하루 문의량이 9배, 신규 가입자 수가 10배 늘었다.
가오정지 한화자산운용 중국주식운용 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묘 “모두가 공포에 질려 있는 지금이 중국 헬스케어 시장에 투자하기 좋은 적기”라고 덧붙였다.
KB자산운용 ‘KB글로벌멀티에셋인컴펀드’는 글로벌 고배당 주식, 리츠(REITs), 국내 회사채, 미국 우량 회사채 등 다양한 인컴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ETF에 투자하는 패시브형 상품) 펀드다. 액티브펀드에 비해 보수가 저렴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분산투자를 통해 단일 인컴 자산에 집중 투자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변동 위험을 낮춰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상장 ETF를 활용해 시장상황에 큰 영향을 주는 이벤트 발생 시 적극 대처할 수 있다.
미국 우량 회사채, 하이일드 채권, 이머징 국채에 주로 투자하고 높은 배당 수익과 주가 상승 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미국과 글로벌 고배당 주식 및 미국 우선주에도 투자한다. 미국과 글로벌 리츠에도 분산 투자해 자산 배분 효과를 높이고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 시리즈는 개인별 은퇴시점에 맞춰 한국인의 생애주기를 반영한 자동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운용되는 연금형 상품이다. 은퇴예상시기에 따라서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2050(환노출형), 2050(환헷지형)으로 구분된다. 채권혼합형을 포함해 총 9개의 펀드로 구성돼 있다.
하나의 펀드로 국내 및 해외의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다. 은퇴 시점까지 별도의 운용 지시 없이 20여개의 국내 및 해외 펀드에 골고루 투자하며 전략적으로 위험을 관리한다. 은퇴시기가 많이 남은 시점에는 일정수준 이상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추구한다.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점차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자산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추구한다.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함으로써 변동성에 대처한다. ‘한국투자TDF알아서2050펀드’의 글라이드패스에 의한 위험자산 비중이 78%, 안전자산 비중이 22%였다면, 매달 시장상황을 체크해 위험자산 비중을 0.25% 단위로 줄이거나 늘리는 식이다.
미국 티로프라이스(T. Rowe Price)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협업해 만들었다.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 시리즈는 티로프라이스가 운용하는 글로벌펀드 및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운용하는 국내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티로프라이스가 오랜 TDF 운용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고 한투운용은 국내 펀드 운용을 담당한다.
‘신한BNPP 삼성전자 알파 [채권혼합형]’는 주식 투자는 삼성전자(005930)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펀드다. 채권의 안정적인 수익을 통해 펀드의 변동성을 줄이고, 삼성전자를 매입 후 보유하는 전략이 아닌 적극적인 매매 전략을 병행해 알파를 창출하도록 설계됐다.
이 펀드는 자산의 50% 이상을 국공채, 지방채, 특수채 및 A- 이상의 투자등급 회사채, 금융채 등에 투자해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추구하며 유일한 주식 투자 자산인 삼성전자는 바텀업 관점에서 적극적 매매 전략과 탑다운 관점에서 주식 시장 상황에 따른 편입 비중 조절을 병행해 최대 30% 이내에서 시가총액 비중까지 유연하게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
공모 펀드의 경우 단일 종목에 대해 펀드 자산의 10% 이내에서만 투자할 수 있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10%를 초과하는 종목일 경우 해당 종목의 시총 비중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만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삼성전자의 이익이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 달리 매우 커졌다”면서 “삼성전자의 이익 회복 속도가 코스피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기예금 및 적금 금리, 채권 금리가 아주 낮아진 상황에서 일부 삼성전자 투자를 통해 알파를 추구하려는 투자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