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개통한 서리풀터널 서초역 입구 방향에서 본 정보사 부지. 터널과 대법원 뒷편 야산이 정보사 부지다(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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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서울 서초구 옛 정보사령부 부지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축구장 약 13개 면적에 달하는 크기로 서초구에 남은 마지막 개발 요지로 불리지만 지난 2013년 첫 공개경쟁입찰 이후 8차례 유찰을 거듭하며 6년째 땅을 놀리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이번 공매도 유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국방부와 서초구가 서로 시간 끌기를 통해 빈 땅 관리비용만 세금으로 지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0일 입찰…이번엔 낙찰될까2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국방부는 서초구 서초동 옛 정보사 부지에 대한 공개 경쟁입찰을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총 9만1597㎡ 규모며 감정평가액은 1조956억원에 달한다.
정보사 부지는 지난 2010년 정보사가 경기도 안양시 박달동으로 이전하면서 부동산 개발시장의 관심지로 떠올랐다. 서초구 노른자 땅이 매물로 나와서다. 국방부는 정보사 부지를 건설사 등 민간에 매각해 차익으로 정보사 이전 비용 등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초구가 2016년 정보사 부지 일대를 서리풀 지구단위 특별계획구역으로 고시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공동주택 대신 대규모 공연장과 전시장을 갖춘 복합문화센터로만 개발할 수 있도록 제한하면서 매각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특별계획구역은 대규모 개발예정지에서 난개발을 막고 공공성 확보하기 위한 관리수단으로 2000년 도입했다. 서초구는 정보사 부지 일대가 아파트 단지로 변모하는 것을 막고 예술의전당부터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4만3438㎡), 인근 코오롱 부지(3만5316㎡)를 거쳐 세빛섬과 연계한 문화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으로 특별계획구역 지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초구의 계획도 정보사 부지가 팔리지 않으면서 자칫 물거품이 될 상황이다. 그렇다고 국방부가 굳이 정보사 부지 매각을 위해 가격을 낮출 가능성도 적다. 주변 시세보다 가격을 낮춰 입찰을 진행할 경우 ‘헐값 매각’ 의혹을 받을 수 있어서다. 국방부 국방시설본부 관계자는 “서초구 일대 공시지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감정평가액도 6년간 3156억원이 올랐다”며 “8번의 입찰 과정에서 문의는 많았지만 입찰을 한 곳은 없어 계속 빈 건물과 부지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정보사 탓에 주민들이 여러 제약을 겪고 재산권 행사에 걸림돌이 컸던 만큼 정보사 부지에 복합문화단지를 건립해 공공성을 높이고 주민들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초구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지난 40여년간 정보사가 자리 잡으면서 주변지역 개발이 저해되는 등 구민들이 불편을 감내해 왔다”며 “특정 건설사에 수익이 돌아가는 아파트로 개발하기보다는 복합문화단지와 문화클러스터 구축으로 서초주민뿐 아니라 서울시민들에게 이익이 환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서초구 절충안 마련 시급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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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국방부와 서초구가 절충안을 찾지 않는다면 정보사 부지는 ‘공유지의 비극’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리풀터널 개통 등의 부동산 호재로 정보사 부지의 시세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땅은 팔리지는 않는 상태다. 주인인 국방부는 사용하지 않는 부지를 관리하느라 해마다 불필요한 예산을 쓰고 있다. 서초구민들은 동네 복판에서 철책으로 둘러싸인 군부대 터를 보고만 있어야 한다.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된 셈이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법에 따라 특별계획구역은 결정 고시일로부터 5년의 효력기간을 갖기 때문에 정보사 부지 용도 변경은 2021년까지 어렵다고 본다”며 “따라서 2021년까지는 계속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정보사 부지를 관통하는 서리풀 터널 공사를 놓고 국방부와 서초구가 해결책을 마련해 결국 올해 4월 터널을 개통시켰다”며 “국방부와 서초구가 서로에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관리비용과 감정평가비용을 아끼면서 부지를 하루 빨리 국민들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