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객 유치하자"…항공권 결제 팔 걷은 편의점 업계

작년 GS25 이후 CU·세븐일레븐도 도입…항공사도 1곳서 3곳으로 늘어
소비자 호응도 높아…CU 결제건수 20% 증가
인구감소 속 편의점 점포 계속 증가…생존위한 고객 확대
  • 등록 2018-07-09 오전 6:00:00

    수정 2018-07-09 오전 6:00:00

편의점 업계가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항공권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사진=GS25)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편의점업계가 항공업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항공 고객의 매장 방문을 늘리고 있다. 편의점 시장의 포화로 내국인에만 기댈 수 없는 현실에서 고객 확장을 위한 전략인 셈이다. 항공업계 입장에서도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어 편의점업계와 항공업계 간 협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편의점에서 항공권을 결제할 수 있는 항공사는 3곳이다. 지난해 7월 GS25가 에어부산의 항공권 예약 및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올 들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으로 늘었다. 항공권 결제 서비스를 취급하는 편의점도 CU와 세븐일레븐으로 확장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지난 2일 GS25와 세븐일레븐에서 동시에 결제 서비스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편의점 업계의 항공권 결제 서비스 강화는 경영환경 변화와 맞물린다. 편의점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출점 경쟁으로 점포 수가 4만개를 넘어서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두 개 이상의 점포가 출점하며 중복 출점 논란을 빚을 정도로 살벌한 시장으로 변했다.

편의점 업계를 더욱 암울하게 하는 것은 줄어드는 인구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 출생아가 약 32만명을 기록해 출산율이 1.0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신생아가 역대 최저인 약 36만명을 기록해 합계 출산율 1.05명을 기록한 것보다 더 떨어지는 수치다. 우리나라가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출산율 2.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2030년부터 인구 감소를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서 1114만명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1217만명, 2014년 1420만명으로 증가하던 외국인 관광객은 2016년 1724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1333만명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배경이다. 항공권 결제 서비스는 편의점에 막대한 수익을 안기는 사업은 아니다. 외국인의 점포 방문 횟수가 늘어날수록 다른 상품을 구매할 확률도 높아질 수 있어서다. 또 자연스럽게 글로벌 고객에게 브랜드를 노출시켜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항공권 결제 서비스는 성과를 내고 있다. CU가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제주항공 결제 서비스는 지난 6월 결제건수가 4월 대비 20.1% 신장했다. 항공권 온라인 결제 시 까다로운 결제 시스템에 어려움을 느낀 외국인, 학생 등이 편의점을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외국인 등은 항공권 결제에 많은 애로사항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도입했다. 수익 면에서 큰 도움은 안되지만 결제를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증가할수록 매출 증가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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