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골프마니아 박모(52)씨는 지난 겨울 내내 한파로 인해 필드(골프장)에 나가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했다. 그러다 최근 날씨가 풀리자 스윙감을 익히기 위해 골프연습장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 골프장 라운딩 후 팔꿈치와 어깨에 미약한 통증이 있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친구들과 함께 골프연습장을 갈 때에는 운동 전 스트레칭을 하지만, 혼자 방문할 때는 스트레칭을 생략하고 본연습에 들어갔다. 그런데 골프 연습 후 팔꿈치와 어깨에 예전보다 더 심한 통증이 발생했다. 그는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 평소와 다름없이 통증부위에 찜질을 했지만 통증은 지속했다. 결국 박씨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았다. 검사 결과는 ‘골프 엘보’(내측 상과염)와 ‘회전근개 손상’이었다. 이로 인해 팔꿈치와 어깨 통증이 지속된 것이다.
3월 들어 봄 기운이 완연하지만 아직도 필드에 나가면 기온이 낮아 관절과 근육이 경직, 준비운동 없이 곧바로 스윙에 들어가면 어깨 등 통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겨울철 내내 경직됐던 관절과 척추에 환절기 갑작스런 운동을 더할 경우 통증이 발생할 수 있어 골퍼들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골프 엘보’ 앓는 인원 연평균 5.1%증가
◇‘회전근개 손상’ 테니스 등서도 자주 발병
골프할 때 어깨를 감싸는 힘줄인 회전근개에 발생할 수 있는 ‘회전근개 손상’도 주의해야 한다. 골프는 물론이고 복싱과 테니스, 배드민턴 등 어깨를 많이 쓰는 운동을 할 경우 회전근개에 마찰이 발생하고 통증을 동반한 손상을 입는다. 회전근개 염증 혹은 손상이 생기면 처음에는 주로 팔을 어깨높이로 들 때 어깨의 앞쪽과 옆쪽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이후 점차 손상이 진행되면 특정동작 없이도 통증이 나타난다. 일상생활에서도 어깨를 써야하는 모든 동작이 어려워지고, 밤에 심한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팔을 아무리 올리려고 해도 올라가지 않는 오십견과는 증상에서 차이가 있다.
◇통증 발생땐 찜질보다 전문의 진단을
골프는 올바른 자세와 함께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운딩이나 연습 전·후로 반드시 어깨, 손목, 팔꿈치, 척추 등 경직된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10~15분 정도 충분히 실시해야 한다. 골프 엘보와 회전근개 손상은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아닌 보존적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최초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관절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한편, 물리치료, 주사치료, 체외충격파(ESWT) 등 보존적 비수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요추염좌는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1~2일이 경과해도 통증을 지속한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시적 요추염좌나 경미한 허리디스크 등의 척추질환은 증상 정도에 따라 물리치료나 주사치료 등 간단한 치료로 호전이 가능할 수 있다. 성창훈 강남연세사랑병원 원장은 “필드에 나가기 전 항상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을 풀어주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며 “골프 후 팔꿈치나 어깨, 허리에 통증이 발생하면 찜질로 통증을 완화시키기 보다는 전문의 진단을 통해 통증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질환이 만성화하기 전에 보존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