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봄 발간한 한윤형 작가의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내용이다. 4년이 지난 2017년 12월 대한민국 청춘들의 삶은 나아졌을까. 올해 한국경제는 3년 만에 경제성장률은 3%대로 복귀했고 무역 1조 달러 시대에 재진입했다. 그렇지만 청년 관련 경제 지표는 우울했다.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직후로 돌아갔고 청년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대한민국 청춘들의 금융이용은 위태롭다. 우리나라 청년 한 명당 떠안고 있는 평균 대출금액은 1303만원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발표한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결과’다.
문제는 낮은 소득 수준 등으로 대출 문턱이 높다 보니 고금리 대출의 늪에 쉽게 발을 들여놓는다. 신속한 대출이 가능한 캐피털·카드사를 이용한 응답자가 9.4%,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도 1.8%로 조사됐다. 대출금리는 학자금 중심인 대학생 대출금리보다 높았고 연 20%에 달하는 고금리 대출이 다수다.
일정한 수입이 없다 보니 대출연체는 다반사다. 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약 4.9%로,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0.3%, 저축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4.5%보다 높다. 대출 연체로 청년 3명 중 1명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연체경험자 중 32.3%가 금융 채무불이행자다.
빚 많은 청춘, 암울한 대한민국
상황이 이렇 다보니 과도한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20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법원에 파산ㆍ면책을 신청한 20대는 전년보다 각각 1.5배(484명→743명), 1.2배(628명→730명) 증가했다. 일부 자격취득 제한과 취업제한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개인파산을 선택할 만큼 재정적 고통을 겪는 20대가 많다는 의미다.
이 정도면 빚도 젊었을 때 사서 하는 고생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고통이 크다. ‘빛나는’ 청춘이 돼야 할 시기에 ‘빚 많은’ 청춘의 유일한 꿈이 빚으로부터의 탈출이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다. 청년 실업 해소가 최우선 정책 과제가 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