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제로시대] 건설·유통·조선 인건비 압박 커질듯..단계적 추진 필요

  • 등록 2017-05-15 오전 5:30:00

    수정 2017-05-15 오전 5:30:0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비정규직 제로시대’가 민간부문으로 확산될 경우 주요 대기업들은 앞으로 인건비 부담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기업의 업종에 따라 미칠 영향이 조금씩 다르지만 건설과 유통, 조선 관련 대기업들의 비정규직 비중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이데일리가 10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포스코건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전체 직원 4818명 중 1770명이 ‘기간제 근로자’로,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36.7%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비정규직은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근로자를 통칭하기에 이 회사의 비정규직 비율은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건설 뿐 아니라, 10대그룹에 속한 주요 기업 가운데 건설 유관 기업들에서 기간제 기간제근로자 비율이 유독 높았다. 롯데건설의 경우 총 직원 2921명 중 803명이 기간제 근로자로, 전체의 27.4%를 차지했다. 이밖에 GS건설(13.8%), 삼성물산(028260)(11.6%), 한화건설(11%) 등도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두자릿수대를 보였다.

유통 관련 기업들도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기업들로 파악된다. 롯데백화점, 마트 등이 포함된 롯데쇼핑의 경우 총 직원 2만6357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1647명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하지만 기간제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은 단시간 근로자가 9236명에 달했다. 단시간과 기간제를 합친 근로자 수는 1만883명으로, 롯데쇼핑 전체 직원의 41.2%를 차지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 회사의 경우 기간제 근로자는 390명으로 전체 직원(2만7973명)의 1.3%에 불과했지만, 단시간 근로자가 1226명에 달했다. 단시간과 기간제를 합친 근로자 비중은 전체 직원의 5.7% 수준이다.

협력사의 비규정직 하청 근로자 비중이 큰 조선업종도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총 직원 2만3077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1726명으로, 전체의 7.4%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010140)의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3.7%로 현대중공업의 절반수준이지만, 구조조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1년 전만 해도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5.7%에 달했다.

이에 반해 전자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적었다. 삼성전자(005930)의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0.7%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000660)(0.3%), LG전자(066570)(1.3%), LG디스플레이(034220)(0.3%) 등도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1% 안팎이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호사와 변호사, 통역사 등 전문직들이 기간제에 포함돼 있다”면서 “이들을 제외하면 비정규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화토탈(1.5%), 현대제철(1.5%), LG화학(0.5%), 포스코에너지(0.5%) 등도 다른 기업들에 비해 기간제 근로자 고용이 적은 기업들이다.

현대자동차(005380)는 6만7517명의 근로자 중 기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 수준이다. 이 회사는 올해말까지 사내하청 생산직 6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어서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기아자동차(000270)와 현대모비스의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각각 1.2%, 3.9%로 나타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각 업종의 특성과 상황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장 건설, 유통, 조선업종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져 고용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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