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약가인하와 과당경쟁 등으로 의약품의 내수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중견 제약사들이 기술력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003220)은 2015년 매출 2000억원 돌파를 분기점으로 헬스케어사업부를 신설하고 일반의약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기존 진해거담제 코대원포르테, 항궤양제 오티렌, 고지혈증치료제 리피원 등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에 주력하던 분야에서 과감하게 영역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곧이어 업계 최초로 짜먹는 감기약 ‘콜대원’을 선보였다. 콜대원은 2년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포를 돌파하며 판매량이 전년대비 4배 늘어나는 등 시장에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또 지난해에는 짜먹는 위장약 ‘트리겔’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회사 이름을 딴 캐릭터인 ‘대원씨’를 활용한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으로 젊은 층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대원제약이 성공적으로 일반의약품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미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인정받은 자사의 우수한 제품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적극적인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으로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신파스’로 유명한
신신제약(002800)은 앞선 패치 기술을 바탕으로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신제약은 국내 최초로 파스를 선보인 회사다. 신신제약은 첩부제의 핵심기술인 ‘경피형 약물전달 시스템(TDDS)’을 활용해 치매치료제를 개발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는 약 먹기를 거부하거나 연하장애로 약을 삼키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 먹는 약 대신 피부에 붙이는 형태로 약을 만들면 약물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신신제약은 치매패치제를 시작으로 수면유도, 아토피, 천식, 요실금, 전립선비대증, 발모 등 다양한 질환으로 패치제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창립 58년만에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1984년 설립한
대화제약(067080)은 대다수 국내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특허가 만료된 항생제나 진경제 복제약을 만들던 회사였다. 이 회사는 16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말 세계 최초의 마시는 항암제 ‘리포락셀’을 개발했다. 암환자들이 1~2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하루에 한 병씩 마시는 것만으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다. 대화제약은 리포락셀의 해외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2014년 필러시장에 진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초기에는 독일 S&V 테크놀로지스의 ‘아말리안’이라는 필러제품을 수입·유통하는 수준이었다. 국내 필러시장이 2009년 200억원 규모에서 2015년 1300억원으로 급성장하면서 대화제약은 파트너사인 S&V 테크놀로지스사의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탄탄한 국내 유통망을 바탕으로 자체 공급처를 확대하고 성장세를 가속화 할 계획”이라며 “이변인 없는 한 인수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