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급 유도팀’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쌍용양회 배당이 20여년 만에 재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상증자→한앤컴퍼니 경영권 강화→배당 가능성
쌍용양회는 최근 주인이 바뀌었다.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출자전환 주식 46%를 일괄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주인이 바뀐 쌍용양회는 곧바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한앤컴퍼니는 인수 전부터 유상증자를 염두에 두고 금융권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유상증자는 돈이 필요한 회사가 주식을 추가 발행해서 투자자들에게 돈 받고 파는 행위다. 쌍용양회는 최근 2년간 전방산업인 건설업 호조와 원가개선으로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3000억원 가량의 순(純)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을 줄였다.
빚을 서서히 갚을 만큼 살림살이가 좋아졌고,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당장 급전이 필요하지 않은 쌍용양회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실제 배경은 한앤컴퍼니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듯 껄끄러운 2대주주를 의식한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더 강화하려는 포석이 유상증자에 깔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앤컴퍼니는 당연히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신주 20%를 우선 배정받는 우리사주조합도 우군이 될 수 있다. 반면 쫓아가야하는 입장인 태평양시멘트는 지분율 희석을 막기 위해 약 1000억원을 쌍용양회에 더 쏟아부을지 말아야 할지 갈림길에 섰다. 태평양시멘트가 ‘고(GO)’를 외치지 않는다면 한앤컴퍼니는 지분율 차이를 20%포인트 이상 벌리며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게 된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다음 수순은 한앤컴퍼니의 중장기 투자회수(엑시트) 플랜의 시작, 새로운 주주가 되는 직원과 기존 주주들을 모두 아우르는 정책적 의사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실적흐름까지 감안하면 배당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화끈한 배당…주주 환영하지만 신용등급 발목 잡아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지분 인수자금 8940억원 중 3900억원(44%)을 외부차입으로 충당했다. 이번의 유상증자 역시 인수자금 조달당시 약정한 인수금융 규모에 따라 일정수준 차입조달이 예상된다. 대주주의 늘어나는 빚은 쌍용양회에도 이자비용 조달 의무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이러한 점을 들어 “유상증자 직후 재무개선 등 정량적 변수만 고려하면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최대주주의 배당정책과 재무정책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무제표로 나타나는 숫자만 보면 신용등급을 올릴 요건이 갖춰질 지라도 최대주주의 의중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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