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시대의 역설, 황금시대 연 '방판'

13조원 방판 시장, 꾸준한 성장세
렌탈시장 주요 업체 일제히 실적 상승, 방판 조직 대폭 강화
화장품 시장 일시적 부침 뒤로하고 반등
  • 등록 2016-02-15 오전 7:00:00

    수정 2016-02-15 오전 8:55:10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해묵은 유통채널로만 여겨졌던 방문판매가 황금기를 맞고있다. 개인주의와 비대면을 특징으로 하는 온라인쇼핑 시대에 ‘굴뚝유통’의 대명사인 방문판매가 전성시대를 만끽하고 있는 것.

지난해 방판 시장규모는 13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지난 2013년 12조원에서 2년새 1조원이 넘게 늘었다.

방판의 힘은 ‘신뢰’에서 나온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방판직원들의 제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지속적 소비자 관리가 고객 신뢰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어원경 직접판매협회 상근부회장은 “방판 유통채널은 소비자와 직접 만나 거래가 이뤄지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고객이 궁금해하는 제품에 대한 맞춤형 설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비대면 결제수단이 늘고 있지만 결국 구매과정에서 필요한 정보에는 제한이 있는만큼 전통적 방판시장 매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판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보고 있는 분야는 렌털 업계다. 1998년 정수기를 통해 렌털 시장에 처음 진입한 코웨이(021240)의 매출은 창사이래 단 한 번도 꺾인 적이 없다. 코웨이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1조6838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1조6174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코웨이는 올해도 사상 최고실적을 자신한다.

렌털 시장 경쟁사인 동양매직, 청호나이스도 덩달아 성장세다. 동양매직의 지난해 매출은 3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1% 늘었다. 청호나이스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비 10%가량 성장한 38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한다.

렌털 시장이 뜨면서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업 대 기업(B2B) 시장을 대상으로 한 렌털 사업을 하던 AJ그룹은 최근 신규법인 AJ렌투스를 만들어 일반 소비자 대상 렌털 시장에 진출했다.

화장품 업계 방판채널도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올 3분기까지 방판 채널 매출은 51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08억원)보다 10% 이상 늘었다. 시장분석업체 칸타월드패널의 신고은 연구원은 “방문판매원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고객의 피부 특징을 진단하는 등 다양한 맞춤 서비스 노력이 기존 고객으로부터 추가적인 수요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어 상근부회장은 “직접판매 영업은 대면 영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만큼 고객을 유치하기는 어려워도 기존 고객이 쉽게 이탈하지 않는 안정적인 영업 방식인 만큼 오프라인 채널의 부진에도 영향이 덜하다”며 “제품군이 다각화와 함께 방판 영업 방식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최근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및 직접판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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