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는 엇갈린다. 대체휴일제를 도입한 정부부처과 공공기관은 꼬박 5일을 쉰다. ‘관공서 휴무’에 준해 휴무일을 정하는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대기업들이다. 대체휴일인 10일은 수요일이다. 간 큰 직장인들은 11일과 12일 연차를 내고 9일간의 긴 휴가에 들어갈 수도 있다. 반면 경영 여건상 대체휴일제 도입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추석 연휴가 연중 최대 대목인 유통업계 종사자들에겐 추석 연휴는 ‘그림의 떡’이다.
경기 회복 신호탄?… ‘추석 특수’ 온다
추석 특수 훈풍은 유통업계에서부터 불어오고 있다. 대형마트의 추석 선물 세트 예약 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백화점 추석 선물 판매도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추석 사전예약 판매 결과 총 매출이 전년 대비 19.7%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추석 선물세트를 사전 예약 판매한 롯데마트의 매출도 전년 대비 68.3% 늘었다. 홈플러스 사전예약 매출도 전년보다 57.6% 증가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업계도 추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판매 증가율이 전년 대비 92%에 달했고 롯데백화점 매출도 78%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도 지난해보다 29% 증가했다.
서울시내 호텔도 마찬가지다. 서울시청 광장 앞 더 플라자 호텔은 추석 연휴기간 예약률이 작년 추석보다 15% 증가했다. 강남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도 예약률이 10% 늘었다.
성형외과병원들도 추석 대목을 맞았다. 추석 전 주말의 시작인 5, 6일은 이미 7월에 대부분 예약이 끝났다. 특히 안면 윤곽 및 가슴 성형과 같이 회복기간이 긴 수술 예약이 많았다. 대체휴무제 도입으로 연차를 이틀만 내면 최장 9일까지 휴무가 가능해진 때문이다.
“9일 연휴요? 하루라도 쉬었으면…”
반면 중소기업들에게 대체휴일제는 남의 일이다. 중소기업 사장들은 “우리 회사는 10일에 안쉬냐”는 직원들의 질문을 받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11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체휴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은 절반(50.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75%가 10일 대체휴일제를 시행하지만, 중소기업은 47.9%에 그쳤다. 중견기업은 68.8%가 대체휴일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형마트들은 추석 특수를 맞아 추석 명절에 대부분 정상영업을 한다. 이마트는 모든 점포의 문을 추석 연휴에도 열 계획이다. 홈플러스 역시 139개 점포 중 12곳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연다. 롯데마트는 95개 점포 중 13곳을 제외한 점포에서 영업을 계속한다. 백화점들은 통상 추석 당일과 전·후로 하루를 더해 이틀 정도는 문을 닫을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노조와 협의 사항으로 아직 영업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관례적으로 통상 명절 당일과 전일에 걸쳐 점포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관광업계와 항공업계도 작년에 비해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추석 연휴가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빨리 찾아오면서 여름휴가 시즌에 뒤이어 곧바로 추석 연휴가 이어진 탓이다. 게다가 올해는 우리의 추석에 해당하는 중국의 중추절이 단 하루에 불과해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특수마저 물 건너간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추석 연휴 비행기 예매율이 작년 추석 연휴 때보다 4%가량 줄었다”며 “여름 휴가때 해외로 출국했던 사람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추석 연휴에는 해외여행객이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