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모든 관제와 통제의 수단과 형태가 바뀌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관계망의 중심’, 즉 ‘네트워크센터’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컨트롤이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화하고 센터로서의 공간적·기능적 역할이 중시된다. 이러한 상황에 전자민주주의가 구현되고 있는 오늘날 정책의 시행 혹은 정부기구를 설치·운영하는 데 통제탑, 즉 컨트롤타워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난센스라고 본다. 스마트폰을 지닌 21세기의 개개인은 정보생산과 사용의 주체로서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펼칠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지구 차원에서 순식간에 집합의견을 수렴해내기도 한다. 나이와 직업과 세대를 뛰어넘어 그들은 관계망의 중심이 돼 이 시스템을 자유롭게 작동시킨다.
국가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도 과거에는 정부가 중심에 서서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이를 거버넌스 구조에서 풀어나간다. 정부가 장을 펼치고 시민사회단체가 마음껏 요구와 지지를 표하고 의견을 개진하면 이를 수렴하여 최선의 대안을 선택한다. 전자민주주의 시대의 개별 주체는 관계망의 중심에서 새로운 창조와 혁신을 이끈다. 규제 혁파의 성과는 정책정보의 개방 효과와 더불어 모든 국민을 네트워크시대의 중심으로 이끈다. ‘나를 따르라’는 지휘명령체계는 전자민주주의 시대에 적합성을 잃고 있다. 417년 전 이순신 장군의 솔선수범 리더십과 진정성이 수군과 민초들의 마음을 얻었을 때 탁월한 지략과 정보력, 더불어 역사에 길이 빛나는 승리를 만들어내고 풍전등화 같은 민족을 구해내었다. 지금은 “함께 가자. 새로운 미래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가자”라는 리더십이 빛나는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