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많이 해 준 국내 은행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SC와 씨티 등 외국계 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초과대출 비중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철저하게 수익성 논리로 안전한 대출만 골라 한다는 외국계 은행들의 LTV 초과 대출 비중이 눈에 띄게 높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완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국내 주요은행의 LTV 60% 초과 대출은 41조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5.4%에 달했다.
주택담보대출 중 LTV 60% 초과 대출 비중이 큰 곳은 외환은행(32.3%), SC은행(22.6%), 국민은행(21%), 씨티은행(19.9%) 순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잔액(71조 1000억원)이 국내외 은행 중 가장 많은 국민은행을 제외하면 외국계 은행이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은 주택값이 최고점일 때 김포, 용인 등에서 집단대출 취급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점 대비 김포와 용인, 인천 등의 집값 하락폭은 20%에 달한다.
고정금리 상품인 적격대출 비중을 늘린 점도 외국계 은행의 LTV 초과 대출이 늘어난 요인이다. 적격대출로 분류되면 은행들은 주택금융공사에 넘겨 유동화할 수 있다.
정한영 SC은행 부장은 “LTV 60% 이내 대출은 적격대출로 전환해 전체 대출잔액에서 빠지지만 60% 초과 대출은 그대로 남아 있어 초과 대출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위험대출이 많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출시된 적격대출은 자료 제출기준인 6월 말까지는 SC와 씨티은행이 압도적으로 많이 취급해 유동화를 했지만, 현재는 국민은행의 적격대출 취급액이 가장 많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