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쭉쭉 빠지는데…삼성 등에 업은 평택 나홀로 호황?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 본계약 체결, 100조원 투자계획
평택 부동산 기대감 증가…"주택수요 더욱 많아질 것"
고덕산업단지 땅 인기, 값 많이 올라 적당한 땅 찾기 어려워
  • 등록 2012-08-06 오전 8:05:05

    수정 2012-08-06 오전 8:39:01

[평택=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오늘 하루만 그동안 미뤘던 땅 계약을 하겠다는 전화를 4통이나 받았습니다. 삼성 입주가 확실해진 것만큼 투자자에게 큰 호재는 없을 겁니다.”

지난 1일 찾은 경기도 평택시.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 거리조차 한산했지만, 부동산 중개업소는 모처럼 활기가 넘쳐났다. 바로 하루 전날 경기도와 삼성전자가 평택시 고덕산업단지 용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2007년 경기도와 첫 투자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2010년 12월 사전입주협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이번 본계약 체결은 그동안 계약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은 끝 모를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삼성을 등에 업은 경기도 평택은 부동산 활황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부터 최근까지 수도권 아파트값은 평균 1.2% 하락했지만, 평택은 13% 올라 최고 집값 상승률을 나타냈다. 최근 집값 상승률이 한풀 꺾였지만 이번을 계기로 또 한 번 상승할 동력을 얻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 산업단지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산업을 이끌어 나갈 신수종(新樹種)사업은 물론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을 따라올 수많은 협력업체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평택 비전동 부동산컨설팅 중개업소 김현수 대표는 “개발호재 등이 풍부해 시장 분위기가 좋았고 작년 집값도 많이 올라 새아파트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았다”며 “특히 전셋값과 매맷값이 별 차이가 나지 않다 보니 전세 끼고 집을 사는 외부수요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9년 말 입주를 시작한 비전동 경남아너스빌 전용면적 84㎡는 2억5000만원이었던 집값이 현재 2억9500만원으로 올랐다.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 매맷값과 별 차이가 없다. 경남아너스빌 전용 59㎡ 전셋값은 1억5000만원으로 매맷값과 3000만원 차이다.

아너스빌공인중개업소 이재영 대표는 “집값이 많이 올라 당장 더 오르긴 어렵겠지만, 앞으로 외부수요 유입이 많아지면 그만큼 주택수요는 많아질 것”이라며 “입주를 앞둔 효성 백년가약도 매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매물은 없고 전셋값은 되레 올랐다”고 말했다.

토지시장은 벌써 외부 입질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이 들어설 고덕산업단지 주변 방충리, 지제동 쪽 토지가 인기다. 평택고덕신도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쪽 땅은 이미 삼성 호재 등이 반영돼 땅값이 많이 올랐는데 아무래도 사업 추진이 불확실하다 보니 수요가 주춤했다”며 “삼성 계약이 확정되면서 공장부지를 찾는 하청업체와 원룸 등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는 사람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택지개발지구인 죽백동, 월곡동 토지도 인기다. 원룸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 그러나 현재 마땅한 토지를 찾기 어렵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괜찮은 땅은 대부분 팔려 매물로 나온 땅 자체가 없고 땅값도 많이 올라 적당한 땅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시 곳곳에 삼성전자가 고덕산업단지 용지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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