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찾은 경기도 평택시.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 거리조차 한산했지만, 부동산 중개업소는 모처럼 활기가 넘쳐났다. 바로 하루 전날 경기도와 삼성전자가 평택시 고덕산업단지 용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2007년 경기도와 첫 투자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2010년 12월 사전입주협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이번 본계약 체결은 그동안 계약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은 끝 모를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삼성을 등에 업은 경기도 평택은 부동산 활황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부터 최근까지 수도권 아파트값은 평균 1.2% 하락했지만, 평택은 13% 올라 최고 집값 상승률을 나타냈다. 최근 집값 상승률이 한풀 꺾였지만 이번을 계기로 또 한 번 상승할 동력을 얻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 산업단지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산업을 이끌어 나갈 신수종(新樹種)사업은 물론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을 따라올 수많은 협력업체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2009년 말 입주를 시작한 비전동 경남아너스빌 전용면적 84㎡는 2억5000만원이었던 집값이 현재 2억9500만원으로 올랐다.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 매맷값과 별 차이가 없다. 경남아너스빌 전용 59㎡ 전셋값은 1억5000만원으로 매맷값과 3000만원 차이다.
아너스빌공인중개업소 이재영 대표는 “집값이 많이 올라 당장 더 오르긴 어렵겠지만, 앞으로 외부수요 유입이 많아지면 그만큼 주택수요는 많아질 것”이라며 “입주를 앞둔 효성 백년가약도 매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매물은 없고 전셋값은 되레 올랐다”고 말했다.
택지개발지구인 죽백동, 월곡동 토지도 인기다. 원룸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 그러나 현재 마땅한 토지를 찾기 어렵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괜찮은 땅은 대부분 팔려 매물로 나온 땅 자체가 없고 땅값도 많이 올라 적당한 땅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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