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소리다. 지난해 3월6일 6470선을 밑돌던 주가가 오늘은 1만400선을 웃돌며 랠리가 한창이던 작년 말 수준을 거의 회복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비록 1년 전에 비해서는 매력이 떨어졌을지 몰라도 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게 대다수 월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기 회복세에 맞춰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 때문이다.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이같은 낙관을 지지했다. 1월 소비지출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고, 2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7개월 연속 경기가 확장세에 있음을 보여줬다.
브루스 비틀 로버트W베어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제조업 경기는 7개월째 확장세를 이어간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제는 더 나아지고 있다"며 "2월의 악재들에서 벗어나며 주가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필 다우 RBC자산운용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엇갈리고 있는 경제지표와 등락하고 있는 주가에 대해 "올해 내내 이런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주가는 S&P500 지수 기준으로 17%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M&A가 증가했다는 것은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낙관하고 있으며, 현금 유동성도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동안에만 영국 푸르덴셜의 AIA 인수, 독일 머크의 밀리포어 인수, MSCI의 리스크메트릭스 인수 등 주요 M&A 3건이 발표됐다.
로이 윌리엄스 프리스티지자산운용 대표는 "M&A 활동이 증가했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증시에는 호재"라고 강조했다.
잭 앨빈 해리스프라이빗뱅크 스트래티지스트는 "M&A가 활발하다는 것은 기업들의 현금이 풍부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주목하게 해 준다"며 "인수합병이 늘어나는 것은 주식시장에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다시 하강기에 접어드는 더블딥의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의 경기 회복세는 정부의 부양책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마이클 사로스 KPS캐피털파트너스 매니저는 "정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 돈을 쓸 수는 없다"며 "부양책이 종료되면 민간 소비 수요가 충분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 대해서는 "시장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며 "미국인 2500만명이 일자리를 되찾기 전에는 미국은 여전히 경기후퇴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