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눈독 들이는 사모펀드..美정부, 가이드라인 제시

뱅크 유나이티드 매각, 정부가 일부 지원
FDIC "사모펀드 인수에 관심..정책가이드라인 곧 제시"
  • 등록 2009-05-25 오전 8:16:18

    수정 2009-05-25 오전 8:16:18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사모펀드들의 은행 인수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 길을 터주고 있어 주목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파산보호를 신청한 플로리다주 뱅크 유나이티드 FSB가 사모펀드 투자자 그룹에 매각된 것이 대표적인 예.

노스 포크 뱅크 대표를 지낸 존 카나스가 주도하고 `기업 사냥꾼` 윌버 로스의 WL 로스, 칼라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캐피탈 파트너스, 센터브리지 캐피탈 파트너스 등이 뱅크 유나이티드 인수에 참여했으며, 이들은 9억달러를 자본 재확충에 투입할 방침이다.

입찰에선 TD 뱅크와 골드만삭스도 경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정부가 이 은행의 자산 128억달러 가운데 107억달러에 달하는 대출 손실분을 일부 떠안기로 한 것.

관계자에 따르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우선 40억달러 규모의 손실 가운데 80%를, 나머지 손실의 95%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의 새 주인들이 `깨끗한` 재무제표를 갖고 85개 지점을 경영, 확장 영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WSJ은 설명했다.

파산한 인디맥 인수도 사모펀드 투자자 그룹이 했고, 바클레이즈 상장지수펀드(ETF) 부문 인수에도 CVC 캐피탈이 입질을 하는 등 사모펀드들은 은행 투자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 사모펀드, 활동 본격화될까..서구 금융권 `입질`

하지만 이렇게 관심을 가지면서도 섣불리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TPG의 워싱턴뮤추얼 투자 등, 성공하지 못한 예가 많기 때문.

사모펀드의 은행 지분 보유에 대한 제한도 걸림돌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사모펀드들이 은행의 지분 24.9% 이상을 가지 못하도록 해 지배 지분을 갖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존스 데이의 은행 법률 전문가 칩 맥도날드는 "은행들이 지급불능 및 파산에 몰려가게 되면 잠재적인 인수자들은 정부 지원 없이, 예상하기 어렵고 알려지지 않은 신용 리스크를 떠안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이 이어지고 규제가 완화된다면 사모펀드들의 은행 입질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FDIC는 또 "사모펀드들이 (FDIC로부터)은행을 인수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곧 투자자들에게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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