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첨단기술로 무장한 좀도둑들이 늘고 있다. 예전처럼 진열대에 놓인 물건을 한두개씩 슬쩍 훔쳐가는 것이 아니라, 최신 기술을 사용해 조직적으로 범죄행각에 나서고 있어 관련업계의 피해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술 발전으로 유통산업에 혁신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범죄 또한 증가했다고 25일 보도했다.
▲ 유통 절도에 따른 손실 | |
직원 절도에 따른 피해는 1762달러에서 1053달러로 40% 감소했지만 전문 유통 절도로 인한 손실은 2005년 건당 4만6353달러로 더 높았다.
절도 규모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90년대에는 주로 대부분 면도기, 치약, 분유 등 자잘한 물건을 매장에서 훔쳐서 되파는 정도였지만 요즘은 300달러짜리 진공청소기, 400달러 전동톱, 심지어 1000달러짜리 플라즈마 TV까지 훔친다.
유통 절도범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바코드 조작. 지난 2004년에는 미국 할인마트인 타겟에서 일하는 일가족 3명이 싼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해 복사한 다음 이를 비싼 물건에 붙여 싼 값에 사들이는 방법으로 10만달러 이상을 도둑질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의 부사장인 브래드 브렉씨는 제조업체들에게 물건 박스에 직접 바코드를 새겨넣거나 바꿔치기 어려운 규격으로 만들어 붙이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스완버그씨의 경우는 타겟이 작년 여름 레고의 매출이 상당히 급증한 것을 이상하게 여겨 파헤친 결과 적발해냈다.
기프트카드도 유통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프트카드는 일정 금액 한도내에서 사용할 수 있어 신용카드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선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유통업계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상품권 대신 발행하기도 하고 제품을 반품한 경우 환불 대신 기프트카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다른 방법은 물건을 훔쳐서 매장으로 다시 가져가 기프트카드로 바꾸는 것이다. 헤리온 카부나라는 여성들에게 하루 50달러에서 200달러를 주고 제품을 훔쳐오라고 시켰다. 일부 매장에서 반품하려면 영수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똑같은 물건을 구입해 영수증을 스캔한 다음 위조하는 방법을 사용해 600개의 카드를 얻었다. 이렇게 얻은 기프트카드를 이베이 등의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팔았다.
전미소매업연합회(NRF)는 작년 이베이를 통해 판매된 기프트카드의 70%가 절도한 제품을 반환하거나 훔친 신용카드로 구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전자상거래 발달도 유통 절도를 부추기고 있다. 절도범들은 이베이나 브릭링크닷컴과 같은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훔친 물건을 올려 쉽게 현금화하고 있다.
NRF에 따르면 절도품을 벼룩시장이나 오프라인으로 판매할 경우 유통가격의 20~30% 가격에 판매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는 70%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잠재 구매자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