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들은 ''시금치''도 싫어한다는데...

전남 곡성 변종희씨... 시부모는 물론 시할머니·시외할머니까지 봉양

  • 등록 2006-05-06 오후 2:49:34

    수정 2006-05-06 오후 2:49:34

[오마이뉴스 제공] 우스갯소리로 며느리들은 '시'자 들어간 시금치도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때 시할머니와 시어머니, 시아버지 거기에다 시외할머니까지 극진히 모신 효부(孝婦)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어버이날인 8일 '국민포장'을 받게 될 전라남도 곡성군 옥과면 용두리 변종희(47)씨가 그 주인공. 그녀의 효도인생은 옥과 출신의 청년 김인표(현재 옥과면사무소 근무)씨와의 결혼으로 시작됐다.


▲ 어버이날 '국민포장'을 받을 변종희(왼쪽)씨와 그녀의 시아버지.
ⓒ 이돈삼
결혼 이후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여수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던 변씨는 시할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져 시어머니가 대소변까지 받아내는 것을 보고서부터 "우리가 모시자"며 남편을 설득, 지금의 보금자리인 옥과로 이사를 했다. 1984년 6월의 일이다.

이후 시할머니를 보살피면서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4대가 함께 한 지붕 아래서 산다는 것이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는 게 변씨의 얘기다. 그러던 지난 1990년 시어머니가 저혈압으로 쓰러져 이듬해 돌아가실 때까지 병 수발을 든 것도 그녀였다.

변씨의 효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91년에는 인근 마을에서 혼자 살고 있던 시외할머니까지 모신 것.

"89년 1월로 기억됩니다. 아웃집이 이사하면서 빈 집이 되기에 그 때 집을 사뒀어요. 시골집이라 싸잖아요. 시외할머니를 그 집으로 이사 오시도록 했죠."

변씨는 시외할머니가 이웃집으로 이사를 오자 아예 담을 허물고 한집처럼 살았다고.

그러던 지난 1992년 5월 시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 7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대소변을 받아가며 열심히 모셨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몇 년 뒤 시외할머니도 그 길을 따라가셨다.

지금은 혼자 남으신 시아버지를 모시고 3대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시아버지도 지난 1998년 직장암 수술을 받은 데다 4년 전부터 찾아온 치매증세로 힘든 날이 많다.

변씨는 "먼저 돌아가신 어른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살아계실 때 더 정성껏 모셔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나중에 덜 서운하도록 한 번 더 이부자리 봐드리고 한 번 더 어깨 주물러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변씨의 이러한 행동은 고스란히 그녀의 아들과 딸에게로 전해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 터라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할아버지께 문안인사를 하고 있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산교육을 시킨 셈이다.

한국도로공사 옥과영업소에 근무하면서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도 팔을 걷고 나서는 변씨는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나 과분한 상을 주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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