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미 국채 매입 비중을 줄일 것으로 전망돼 달러화 약세가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랍 중앙은행들 `유로화 비중 확대`
항만운영권 문제의 당사국인 UAE의 중앙은행 총재인 술탄 빈 나세르 알 수와이디는 4일 아부다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달 회의에서 유로화 비중을 높이는 데 대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와이디 총재는 지난달 12일 외환보유액의 10%를 달러화 자산에서 유로화 자산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UAE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230억달러로, 지난 한해 동안 약 30% 가량 급증했다. 외환보유액 중 유로화 투자 비중은 5%였다.
카타르 중앙은행의 셰이크 압둘라 빈 칼레드 알 아티야 총재는 "지난해 고점에서 유로화를 매도했다"면서 "다시 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 중앙은행 총재인 샤이크 살림 압둘 아지즈 알 사바는 현재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로화 비중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미국 국채의 5.4%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독일, 홍콩, 프랑스보다도 많은 것이다.
◇中 "美 국채 매입 중단"
아랍권 중앙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에 더해 중국 정부도 외환보유액 운용에 있어서 미 국채 매입 비중을 줄일 태세다.
청 시웨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NPC) 상무위 부위원장은 홍콩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해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는 것을 비롯, 기존에 매입했던 미 국채 비중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올해 초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외환 보유액 내 통화와 자산 구조를 개선하고, 보유액의 투자처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혀 외환 보유액 운용 과정에서 미 달러화 비중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의 70%를 미 달러화 표시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월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8537억달러로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다.
스탠다드 차타드의 통화 전략가인 마리오스 마라세프티스는 "지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미 달러화 비중을 줄이면서 운용수단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미 달러화 축소 움직임을 반영해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 달러화에 대해서는 2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