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AI 칩 생산을 맡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연말 출시될 차세대칩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그룹 주최 테크 콘퍼런스에 키노트 연설에서 “파운드리 1위인 TSMC가 동종업계 최고이기 때문에 엔비디아 최첨단 칩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다른 업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TSMC와 함께 최첨단 공정인 3나노(1nm·10억분의 1m) 양산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자밖에 없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호퍼’ 시리즈(H100·H200)와 차세대 칩 ‘블랙웰’을 모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다만 황 CEO의 발언은 TSMC 외에 다른 파운드리 생산을 늘려 공급망 붕괴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동시에 파운드리 경쟁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여전히 AI칩에 대한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 칩) 수요가 너무 많다”며 “모두(모든 업체)가 가장 먼저이고 최고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내 양산을 목표로 하는 최신 칩 블랙웰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규모 AI 투자가 고객들에게 투자 수익을 제공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면서 “기업들이 ‘가속 컴퓨팅’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 기술은 기존의 데이터 처리를 가속할 뿐만 아니라 기존 기술로는 처리할 수 없는 AI 작업도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