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삼성전자(005930)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내놓으며 4분기 기대치가 줄하향 중인 가운데, 시장은 긴장된 눈으로 실적을 기다리고 있다.
|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39포인트(0.34%) 내린 2464.3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490선까지 오른 지수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 속에 상승세는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이날 미국발 인공지능(AI) 기대로 일본 닛케이지수가 1.62%, 대만 가권지수가 0.76%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모습이다.
시장은 4분기 실적 공포 탓에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다고 판단한다. 먼저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005930)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위 엘앤에프(066970)까지 모두 어닝쇼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는 앞서 4분기 잠정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4.91% 줄어든 67조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03% 감소한 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증권사들이 기대한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25.16% 못 미친 성적이었다.
반도체 업황을 알 수 있는 삼성전자나 2차전지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에 시장은 4분기 기대치를 빠르게 낮추기 시작했다. 삼성증권과 퀀티와이즈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9.3% 하향돼 41조4835억원 수준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도 4.2% 하향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최근 한 달 사이 6.0%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4분기 역시 영업이익 1위와 2위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005380)의 전망치는 최근 일주일 사이 3조7841억원에서 3조7665억원으로 0.5% 감소했고 기아(000270)는 같은 기간 2조9075억원에서 2조8256억원으로 2.8% 줄었다.
게다가 4분기는 통상적으로 상여금 등 일회성 자금 지급이나 빅 배스(Big bath·부실 털어내기)도 있어 예상치 못한 어닝쇼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4Q 어닝쇼크에도… 올해 실적 기대감은 여전”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의 어닝쇼크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실적에 대한 경고음도 나온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7억원으로 한 달 전(613억원)보다 22.19% 쪼그라들었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에 증권가는 올해 실적도 낮춰잡고 있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2.3% 줄어든 256조7628억원 수준이다. 코스닥 영업이익 전망치도 한 달 사이 2.4% 감소했다.
다만 올 하반기로 들어서며 미국의 금리인하가 나타나고 중국 경기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실적이 순항할 것이란 기대 역시 유효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의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지만 그렇다고 올해 하반기 이익 회복 기대를 포기하기는 이르다”면서 “실적 개선 폭은 미미하더라도 올해 실적은 2022~2023년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올해 실적 불안은 제한적이며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는 유효하다”면서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 상향조정이 지난주부터 재개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23일 포스코DX(022100)와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이어 25일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기아(000270), 삼성SDS가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26일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오토에버(307950), NH투자증권(005940)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아울러 지난 8, 9일 각각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오는 25일과 31일에 확정 실적 및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