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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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반도체·2차전지 날개를 단 국내 주식형 펀드가 연초 이후 2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마이너스’를 냈던 작년과는 대조적이다. 두 산업 모두 장기 성장성은 유효하지만, 액티브 운용업계는 내년 반도체 트렌드 변화와 2차전지 부침 가능성을 고려해 운용에 나설 계획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올해 연초 이후(12월4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18.28%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37.54%)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나 반도체와 2차전지의 수익률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ETF’로 수익률은 69.03%에 이른다. 2차전지를 담고 있는 TIMEFOLIO탄소중립액티브(62.27%)가 뒤를 이었고, TIGER Fn반도체TOP10, KODEX K-로봇액티브 등도 40~60%대 상승했다. 2차전지 소재주를 시가총액 상위주로 두고 있는 코스닥150 펀드(ETF)도 상위에 포진했다
반도체 섹터는 지난해 부진 이후 되돌림이 나타났고, 내년 실적과 ‘챗 GPT’ 열풍 속 AI 수혜 정도가 종목별 성과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반도체 역성장 이후 내년에는 6125억달러 규모로 17.1% 성장하고, 메모리가 재고 감소와 가격 상승 영향에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메모리인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비메모리 테스트 관련 소부장주를 내년 주목한다”고 진단했다.
운용업계는 내년 반도체 산업에서 모바일·PC 수요 반등 가능성과 온디바이스(On-Device) 흐름을 주목하면서 운용에 대응할 계획이다. 강은표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멀티운용팀장은 “생성형 AI는 대중화 시도 단계로, 기기에서 AI를 구현하기 위한 칩 개발 수요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내년 수요 반등에 따라 ETF 내 메모리 회복, 가동률 상승 모멘텀 관련 소재·부품 밸류체인에 주목도를 높이면서, 소비 둔화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주는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테마 ETF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낸 TIMEFOLIO탄소중립액티브는 상반기 급등했던 2차전지주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초과 성과를 낸 만큼 내년 운용 기조 역시 비중 축소가 될 전망이다. 이정욱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 부장은 “전기차 침투율은 여전히 낮지만, 성장률은 점차 정체하면서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낮아질 것이고, 양극재 수출·단가 데이터도 하향세”라며 “내년 2차전지 섹터는 과도한 하락에 따른 순환매 국면 비중을 늘릴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비중 축소로 운용 대응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