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다른 부처의 수단을 활용하면 효과가 더 좋은데 자신의 정책수단에만 매달리는 유형이다. 여성가족부가 학교를 활용하지 않고 독자 서비스 구축에 노력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예컨대 다문화아동 기초학습 지원사업은 여성부 산하 가족센터보다는 학교가 수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다문화 아동만 가족센터에 모을 것이 아니라 지원이 필요한 아동은 부모국적과 무관하게 학교에서 섞여야 한다. 또한 여성부는 은둔형 청소년에 대한 현금지원보다는 학교에서 은둔의 징후를 찾아 상담과 연계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부처과의 협업을 외면하는 유형이다. 국무총리실의 정부업무 평가에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 평가가 빠져 있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의 힘은 규제와 재정인데 규제는 평가되나 재정은 정부업무 평가에서 빠져 있다. 현재 기재부는 6가지 부문을 사업별로 평가할 뿐 부처별로 종합하진 않는다. 총리실은 기재부 평가결과를 부처별 평가에 반영하길 권한다.
셋째, 각 조직이 칸막이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불편을 초래하는 유형이다. 부처별 바우처사업 카드가 그 예다. 평생교육바우처카드, 국민내일배움카드, 긴급생활안정자금카드, 청년농업희망카드, 청년동행카드, 문화누리카드는 국민행복카드로 통합되어야 한다. 한편 청원은 행안부 청원24에, 민원과 제안은 권익위 국민신문고에 올려야 한다. 그러나 그 구분을 아는 국민은 드물다. 국민신문고 초기 화면에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 청원일 경우 자동으로 청원24 시스템으로 이동시키면 어떨까. 장기적으로는 청원 기능도 국민권익위원회로 이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넷째, 부처간 유사 중복사업 유형도 있다. 많은 부처가 지역개발 사업을 위해 기초단체를 선정하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은 해양수산부의 해드림사업과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모두에 지정되었다. 괴산군은 국토교통부로부터 한지복합문화센터, 행안부로부터 전시·체험장을 지원받는다. 괴산에는 이미 한지체험박물관이 있다. 유사중복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나 각 부처가 알고는 있어야 한다.
각 부처가 동일한 정책목표를 가진 사안에는 협력을 촉진하되 정책목표가 다를 때에는 조정 혹은 우선순위 설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은 대통령실과 총리실의 몫이다.